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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원대 땅에 임대주택?.. 분양가 상한제 '비웃어'

최종수정 2008.06.04 13:32 기사입력 2008.06.0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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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임대 활용 임대료만 월 1000만원선

민간건설임대주택이 분양가 상한제 회피 수단으로 이용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한남동 단국대부지에 들어설 고급 저층아파트가 분양전환용 민간임대아파트로 건설된다.

총 600가구의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는 이곳은 고가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분양가제도를 총괄하는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는 이러한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사업계획 승인을 내준 관할 구청에서조차 현행 법상 이에 대한 승인을 반려하거나 제재할 뚜렷한 법적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용산구청은 지난달 29일 사업 시행자인 한스자람이 낸 한남동 부지에 대한 임대주택건설 사업계획을 승인, 고시했다.
 
한남동 13만4537㎡부지(기부체납 2만3025㎡)에는 2010년 하반기까지 지상 3층∼12층 규모의 저층 임대아파트 32개동 600가구가 들어선다. 소형주택 의무비율에 따라 87㎡형 이하 아파트 120여가구와 평균 232㎡형(70평형) 중대형 아파트로 지어진다.
 
한스자람은 당초 이곳에 고급 분양아파트를 지으려 했지만 지난해 8월 용산구청에 낸 사업계획 승인이 반려되면서 분양가 상한제에 적용을 받게 됐다. 고심 끝에 5년의 임대의무기간만 채우면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시세를 반영한 감정가로 분양이 가능한 임대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현행 임대주택법상 민간건설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외에 임차인 자격 및 선정,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우선매각 의무, 매각가격 산정기준 등 전권을 민간건설업자가 갖게 돼 있다. 초기 금융비용을 상쇄할 정도의 임대료만 건지면 얼마든지 이에 대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스자람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하에서는 제대로된 건물을 지을 수 없어 피치 못해 임대아파트를 건설하게 됐다"며 "외국인 임대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고 전세와 월세가 섞인 임대 형태로 운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특별한 용도를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스자람은 오는 7월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임차인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공사는 8∼9월 중 착공해 2010년 하반기 중 입주시킬 계획이다.
 
아파트 대부분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 선정절차가 자유롭기 때문에 대부분을 관련 기업에 임대하거나 임대관리가 가능한 회사에 위탁해 운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곳에는 외국대사관이 밀집해 있고 외국계 임원, 간부 등의 임대수요가 많다. 특히 월 임대료가 높아 초기 금융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용산의 한 외국인전용 중개업소에 따르면 232㎡형의 경우 월 평균 임대료가 1000만원 안팎에 달하고 임대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외국인 독신자들이 주로 찾는 소형 평형의 경우도 풀옵션을 갖춘 경우 평균 임대료가 200만∼300만원 선이다.

이 중개업소 대표는 "이곳이 타운하우스 형태의 고급 주거지로 개발될 경우 외국인 임대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며 "이 지역 특성상 향후 분양 시세는 3.3㎡당 4000만원대를 호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회피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실태 파악을 먼저 해 봐야겠다"면서도 "그렇다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뚜렷한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편법이 판을 치면 규제완화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비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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