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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현장] "여자친구 얘기로 불안감 떨칩니다"

최종수정 2008.07.18 07:02 기사입력 2008.05.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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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대기중인 전경 인터뷰

30일 오후 9시.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가 한창 진행중인 서울 광장 앞 대로변에는 경찰 기동버스들과 전경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집회 진압을 위해 대기중안 한 수경과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
그는 과잉 진압 논란과 관련 "우리도 매번 다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곧 가두 행진이 시작될 거 같다. 기분은 어떤가.
▲우리도 긴장된다. 언론에서 과잉진압이다 뭐다 하는데 사실 우리도 많이 다친다. 실제로 과잉 진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과인집압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논란이 생기는 것 아닌가.
▲만약 누가 실수로 과잉진압을 하거나 날 세우기(방패 모서리로 사람을 내리 찍는 행위)를 하면 부대 복귀해서 바로 징계 조치된다. (고의적인 과잉진압은 없다.)
 
- 그렇다면 억울하지 않은가.
▲억울하다. 그러나 신분이 군인이다 보니 이러쿵 저러쿵 말할 수가 없다. 간부들도 지나간 시위나 언론 보도 가지고 얘기 하지 못하게 한다.

- 경찰과 시민이 충돌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시민 보호다. 지나가는 시민 만이 아니라 시위대도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과잉 진압은 금지하고 있다. 폭력 시위를 벌일 경우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지만 언론에서 말 하는 그런 경우는 보지 못했다.

- 복무는 어느 지역에서 하나.
▲복무지는 경상도다. 함께 올라온 동료들은 대부분 서울을 처음 온 것이다. 그런 곳에 와서 방패 들고 몸싸움 벌이다 돌아가는 것이다.

- 기동버스 안에서는 주로 뭘하나.
▲복장을 갖추기도 하고 쉬기도 한다. 간부들이 교육하거나 현재 상황 알려 줄 때도 있다. 그런데 주로 여자친구 얘기 하고 집 얘기 하고 떠드는 때가 많다.

- 버스 안에서는 분위기가 좋은 것 같은데.
▲좋은 게 아니다. 워낙 긴장하니까 고참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꺼낸다. 안 그러면 다들 불안해한다.

- 촛불 집회를 어떻게 생각하나.
▲전경들 중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동료들 많다. 시위대에 들어가서 함께 시위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신분이 이렇다 보니 시위대와 마주 서서 힘겨루기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냥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대화 도중 무전기로 계속해서 지시사항이 떨어졌다. 이 전경은 즉시 후임 병력을 차 안으로 들여 보냈다.
 
그는 이어 "저는 그나마 고참이니까 이런 얘기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입 다물고 가만히 서 있는 애들은 아직 계급이 낮아 함부로 말하면 다른 고참들한테 혼나니까 괜히 가서 말 시키지 마세요"라고 당부하며 버스로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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