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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철학빠진 '주공·토공 15년 통합론'

최종수정 2008.05.22 12:45 기사입력 2008.05.2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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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폐합문제는 15년동안 진행된 사안이다. 지난 93년 김영삼정부 당시 '공기업 민영화 및 기능조정 방안' 수립 당시 논의가 시작됐다.
두 기관의 통합은 국민의 정부 시절 커다란 논쟁으로 불러일으켰으나 2003년 '통합 불가'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한 2006년에도 노무현정부는 통합과 관련해 현 조직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입장을 정리, 일단락됐다가 최근 공기업 구조조정의 최대 이슈로 부각돼 있다.

그런데 이번 통합 과정은 좀 기계적인 것처럼 보인다. 과거 통합 논의는 국민의 정부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 공기업 효율화 및 공기업 몸집 줄이기에서 출발한다.

참여정부에서는 주택가격 급등을 제어할 것이냐는 것이 숙제였다. 따라서 주공-토공을 통합할 경우 공공택지가격을 낮추고, 집값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현재 주공과 토공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토공은 '선 구조조정, 후 통합' 입장인 반면 주공은 '선 통합, 후 구조조정' 방식으로 진행돼야한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통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모든 얘기는 언론을 통해서 이뤄졌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두 기관의 정서적 차이는 하늘과 땅 사이만큼 넓다. 감정의 골도 커서 통합이 돼도 걱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구체적인 통합 로드맵과 가이드라인을 제시, 일사분란하게 잡음 없이 진행하는게 옳다.지금까지의 양상은 구체적이지도 않고, 명쾌하지도 않다.

지난 15년동안 3차에 걸친 통합이 끝내 유보로 결론났지만 이번에는 달라보이는 점이 있기는 하다.. 확실히 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소 우위다.그렇다고 명쾌한 논리가 있는 건 아니다. 말하자면 통합에 대한 철학이 선명하지 못하다 보니 국민들도 통합을 하라고 해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도무지 종잡지를 못한다.

즉 시장에서 의제가 설정되지 않아 여론 형성이 없다. 되든지 말든지 하는 분위기다. 어떻게 통합할 건지 정부가 바로 얘기를 해야한다. 언론이 앞서고, 정부가 뒷수습하듯 하는 통합작업이면 곤란하다. 어쨌든 통합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의 논리도 가관이다. 불도저같은 이명박 대통령의 성격으로 봐선 틀림없이 통합된다는 것이다.

지난 과정을 뒤집어보면 통합이 한때 밥그릇 논리로 비춰진 적도 있으며, 양 진영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된 적도 허다할 정도로 소모적인데가 있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의견이 판칠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난다. 15년동안 펼쳐진 논쟁만도 힘이 빠질 지경이다.

이런 와중에 우스운 논리도 판친다. 가령 이런 말들이다.
두 기관의 기능을 똑같이 만들어 아예 경쟁을 시키면 택지비 및 주택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물론 찬성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시장이란게 경쟁의 원리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워낙 철학이 빈곤해서 생기는 논리들이다. 일종의 조롱처럼 들리는 논리조차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이유는 통합에 대한 철학 부재가 낳은 결과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왜 통합이 필요한지, 통합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통합을 하지 않고서는 효율성을 꾀하기 어려운 것인지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는게 바람직하다.

또한 통합과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시키고, 바람직한 여론 수렴과정을 거치는 것도 필수적인 대목이다.자칫 기계적인 통합이 주택시장 안정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규성 데스크 peac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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