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초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루퍼트 머독 뉴스 코퍼레이션 회장 등 거물급 인사들을 대거 초대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공수표'만 날리고 말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방통위가 출범 첫해 역점을 두고 준비중인 OECD IT장관회의는 '인터넷 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오는 6월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정보통신 분야의 OECD 장관회의는 지난 1998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전자상거래'를 주제로 열린 이래 10년 만의 행사다.
더욱이 아시아 지역에서 OECD장관급 회의가 열리는 것도 1961년 OECD 출범 이후 처음이어서 그만큼 의미가 각별하다.
OECD IT장관회의에는 데이비드 그로스 미 국무부 정보통신대사와 케빈 마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마쓰다 일본 총무성 장관 등 OECD 국가를 비롯해 전세계 40여개국 IT 관련 장관들이 참석한다. 참석 예정 기업인들도 조쉬 실버맨 스카이프 CEO, 빈트 서프 구글 부회장, 마이클 베이커 모질라 대표 등이 포진돼 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애플, HP, IBM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참석자 명단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방통위 관계자는 "MS와 애플 등에 참석 여부를 타진했지만 경영진의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의 경우, 자사 제품 출시 이벤트가 아니면 임원들이 외부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IT해외기업인들의 초청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문제는 방통위가 이번 행사를 국가 경제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 얼마나 체계적으로 준비했는 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OECD 본부가 해당 기업에 초청장을 보내는 동안 방통위는 사실상 뒷짐만 진채 나몰라라 해왔기 때문이다.
'역대 OECD 장관회의 가운데 최대 규모'니 '구글 등 세계적 IT 기업인들을 초청하겠다'느니 겉모양만 의식한 구호만 요란했을 뿐 실무작업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통위 설립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초청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을리 만무하다.
방통위가 말만 앞세우는 바람에 차포 뗀 장기판처럼 행사를 맥 빠지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키 위해서라도 앞으로 남은 준비 기간과 본 행사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