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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없는 시민단체의 정치권력화

최종수정 2008.04.01 06:53 기사입력 2008.03.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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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정권 대규모 사업비 지원·정치권 입성
초심잃고 정권 코드화 탈선 시민들 등돌려

[아시아경제 특별기획: 실패한 좌파서 배운다]


"사실상 시민단체들은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는 데 실패했다"(A 시민단체 상근활동가)
 
"지금과 같은 정치색을 버리지 않는한 시민단체들은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B시민단체 정책위원장)
 
지난 10년간 줄기차게 달려온 시민사회단체들이 갈 길을 잃었다. 시민없는 시민단체, 대안없는 시민운동, 무분별한 연대운동, 정치권과의 보이지 않는 결속 등 시민단체를 향한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단체 내부에서조차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는 동안 시민단체들이 일반시민들과의 소통보다 정치권과 언론에 호소하는 데 치중했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사회 개혁의 불을 지펴왔던 시민사회단체들은 김대중ㆍ노무현 정권에 들어와 '시민단체 호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몸집이 커진 반면 질적으로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은 없고 시민운동가만 남은' 시민단체가 됐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들이 정권과 코드를 맞추며 스스로 정치세력화함으로써 이번 정권 교체가 시민단체에 대한 일침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병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전 사무총장은 "참여정부 이후 시민단체들이 정부.여당에 대거 진출하고, 각종 자문위원회 인사로 등극하는등 공공영역과 시민단체간 관계가 왜곡됐다"며 "정파편향성이 시민단체에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명확히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요직 진출은 물론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프로젝트 형식으로 사업비 지원을 받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부터 행자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150억~100억원을 시민단체에 지원했으며 이런 지원 규모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계속됐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불명확한 재정지원을 받아 공신력을 훼손시켰다는 지적이 잇따랗다.

참여연대는 기업 등에 후원금을 요구해 시민단체의 신뢰도 하락을 거들기도 했다.
기업체 편법상속 조사결과 발표를 앞둔 지난해 4월 새 사무실 이전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에서 850개 기업체에 최고 500만원의 후원금 약정서를 돌린 사실이 밝혀져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참여연대 지도위원을 지낸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사실상 정권과 비슷한 정책 성향을 가졌던 시민단체로서는 오히려 위기를 맞았었다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특히 1987년 6월 항쟁으로 민주화가 이뤄지기 시작한 후 진보세력은 진보와 개혁을 상품화 해서 대중들이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이제 새로운 비전과 전망을 보여줌으로써 국민 속에 뿌리박는 시민단체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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