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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날인 없는 유언장 효력없다"

최종수정 2008.03.31 08:59 기사입력 2008.03.3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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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을 찍지 않은 자필 유언장은 효력이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평생 땀흘려 모은 예금 123억원을 모두 연세대학교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채 지난 97년 향년 74세로 고인이된 김운초씨.

하지만 김씨가 자필 유서에는 날인이 빠져 있었다. 이에 유족들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전문과 연ㆍ월ㆍ일ㆍ주소ㆍ성명을 자필로 쓰고 날인해야 한다'는 민법(제1066조) 조항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1ㆍ2심 재판부에 이어 대법원도 "날인이 누락된 유서는 효력이 없다"고 법원은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고, 연세대 측은 '유언자의 재산권과 자유 행동권을 침해한 판결이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동흡 재판관)는 30일 "입회인 없이 작성된 자필 유언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변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적 분쟁과 혼란을 막기 위해 유언장에 날인을 요구하는 민법 조항은 정당하다"고 연세대 측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헌재 결정문에서 "동양 문화권에서는 인장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밝혀 온 전통이 있다"면서 "자필 서명만으로 유언자의 진의(眞意)를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유언자는 무인(손도장)으로 도장을 쉽게 대체할 수 있는데다 자필유언장 이외에 민법이 정한 다른 방식의 유언을 선택할 수도 있으므로 기본권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법익의 균형성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8명은 합헌결정을 내린 반면 김종대 재판관은 "오늘날 타인이 도장을 사용하거나 위조 가능성이 커져 서명만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자필 유언장에 날인까지 요구하는 것은 최소 침해성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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