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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현대家의 꿈'이 익어간다

최종수정 2008.03.10 20:02 기사입력 2008.03.1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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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桑田碧海)'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직원의 안내를 받고 올라선 야트막한 언덕 저편에는 지난해 방문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당진벌이 펼쳐졌다. 해안선을 바꿔놓는 대역사는 동북아 철강 허브의 대동맥을 열고 있었다'

2월 말 제철소의 핵심인 고로가 하단부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체 제철소 부지가 균형을 더함은 물론 건설 과정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건설현장 취재에 동행한 김수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건설본부장은 "3월 현재 전체 공정이 약 16% 가량 이뤄졌으며 고로 건설은 2기를 합해 15% 정도 완성된 상태"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이미 한 달 이상 공기를 단축시켰다"고 말했다.

바닷바람이 거셌지만 제철소를 짓는 중장비들의 움직임은 멈출 줄을 몰랐다. 땅 다지기가 마무리된 제철소 부지에는 강관(파이프)과 시멘트 기둥을 박는 항타음이 유난히 크게 울렸다. 무거운 공장 설비들이 놓이는 만큼 다져 놓은 땅 위에 기둥 박기가 더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철강산업을 떠받칠 제철소를 다시 땅속에서 떠받치는 기둥이 무려 10만여개. 장영식 현대제철 과장은 "이런 대 역사를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동적인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돔형 야구장에 버금가는 규모로 비산먼지가 원천 차단된 6개의 돔형 원료 하치장이 들어설 하치장 부지를 지나면 쇳물로 만든 슬래브를 얇게 편 열연코일(HR)을 생산할 압연공장 부지가 나타나고 이를 지나쳐 한참을 가니 비로소 고로의 하단부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총 10개 단, 85m 높이로 지어질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의 고로는 하단부 직경만 16m에 달하며 총 내부 부피는 5250㎥에 이른다. 김 건설본부장은 "내부 부피(내용적)가 5000㎥를 넘는 고로는 전 세계적으로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며 "하루 생산되는 쇳물만 11650t, 연간 생산량은 400만t이 넘는 고로가 두 개 지어진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아직 한 단을 쌓은 상태지만 고로를 짓는데 최우선이 되는 땅 다지기 부터 콘크리트 타설까지 허술히 한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로 하단에는 특수 제작된 90mm 두께의 철판이 쓰인다. 이런 철판을 둘러쳐 쌓아 고로를 만든 후 내부를 꼼꼼하게 내화재(耐火材)로 마무리하면 비로소 최고 1500도의 고온을 견디며 쇠를 녹여내는 고로가 탄생한다. 쇠만 녹는 것이 아니라 일관제철에서부터 완성차까지 상하공정을 완비하겠다는 현대가(家)의 오랜 꿈도 녹아든다.

김태영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달 당진제철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3년부터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고급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고강도 고연성 강판을 제작, 외국에도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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