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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도 경쟁시대...혁신없으면 강단없다 [대학은 전쟁중]

최종수정 2008.03.10 10:40 기사입력 2008.03.1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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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깍는 내부 구조조정 단행

"교수 철밥통 시대는 갔다"

#KAIST가 올해 재임용 대상 교수 25명 가운데 연구 실적과 강의가 부실한 정교수 3명, 부교수 2명, 조교수 1명에게 퇴출 명을내렸다. 이 안에는 지난달 말 논문을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 대기발령된 교수도 포함됐다. 이들은 1년 뒤 학교를 떠나야 한다.
이에 앞서 KAIST는 지난해 9월 테뉴어(정년보장) 심사에서 35명 중 15명을 탈락시키는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12일 동국대 홈페이지에는 지난 학기에 강의한 1049명 교수들의 강의평가 점수가 낱낱이 공개됐다. 학사 공지 코너에서 해당 학과와 강의명, 교수를 선택하면 Co, G, Ex 등 3등급으로 구분된 강의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Ex(Excellent)는상위권 1~20%, G(Good)는 상위권 21~80%, Co(Common)은 81~100%에 해당된다. 등급별 평가외에도 200점 만점으로 환산된 점수까지 공개됐다. 교수들은 학교가 포퓰리즘을 선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학교측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며 공개를 다음 학기에도 강행하기로 했다.

대학들이 철밥통이라 불리웠던 교수직에 전쟁을 선언했다.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재임용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계약직 교수에 대해 칼같은 잣대를 들이대, 가차없이 신임 교수를 선발하는 등 기업보다 더욱 강도높은 인사관리에 들어갔다. 또한동국대 등 일부대학은 수요자인 학생들이 실시하는 강의평가 점수를 공개해 교수내 경쟁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경쟁력 위해 내부 구조조정 불가피=대학 총장들은 무한자율경쟁 시대로 급속히 변한 대학 환경에서 내부적인 구조조정은불가피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부산 A 사립대 경영의 경우 전체 571명 교수 가운데 31%인 178명이 최근 3년간 학술논문을 1편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를 포함한 46개 국ㆍ공립대의 2002~2005년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통과율은 96.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교수사회의 벽이 그만큼 높아왔다는 것.

강의평가 전면 공개로 변화의 촉진제를 제공한 오영교 동국대 총장은 "이번 공개는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품질을 제고하는 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며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수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수들에게는 자신의 강의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 수업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출신인 손병두 총장은 "교수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대학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를 꼭 짚어봐야 한다"며 "내가 바라는 것은 대학 연구실과 실험실이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이며 그러고도 외국대학에 진다고 하면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당연한 교수 평가= 시카고, MIT, 와튼 등 해외 유명 대학들은 이미 교수 강의평가점수를 공개할 뿐 아니라 수강신청도 온라인 경매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카고 경영대학의 경우 학기마다 각 학생들에게 1000점의 수강 포인트를 주고 학생이 세 과목을 신청할 때 가장 듣고 싶은 과목에 700점, 다음 과목에 200점, 마지막 과목에 0점을 주는 등 점수를 매기게 한다. 이에 가장 높은 입찰가를 작성한 학생 순서로 그 과목의 정원이 잘라진다.

또한 학생회 차원에서 강의평가를 진행해, 정보 제공 차원에서 책으로 발간하는 대학들도 있다.

교수 사회 개혁의 또 다른 축이 되고 있는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강화도 하버드대 등 선진국대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KAIST가 테뉴어 심사에서 교수 40%를 탈락시켜 혁명적 사건으로 기록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명문 대학 테뉴어 심사 탈락률은 60~90%에 달한다고 대학들은 전했다.

재임용 심사에서도 하버드대학은 50%를, 스탠퍼스 대학은 3분의 1을 탈락시키는 게 일반화돼 있다.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어떤 집단이 수월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가를 엄격히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자극을 굉장히 많이 받아야 하는 교수들도 있어 교수 평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미국에서는 좋은 대학일 수록 심사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테뉴어 심사 통과율이 낮다"면서도 "한국에 교수 평가 강화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객관적인 평가 잣대 마련과 연구환경 조성이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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