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이날 상도동 자택에서 한승수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지난 1년 4개월 동안 모든 힘을 다해 이명박 대통령을 밀었고 잘해주기를 바란다"며 "잘 할 것이라고 믿지만 요즘 너무 복잡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한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국민을 섬기면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유가가 100달러를 넘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미국경제가 엉망이어서 해외여건이 많이 나쁘다"며 "하지만 해외여건이 나빠도 잘하는 나라가 있고, 못하는 나라가 있는 만큼 잘하는 나라에 끼어야 한다. 실물경제는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고,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한 총리에게 "(총리 취임을) 축하한다. 나는 압도적으로 총리인준이 잘 될 것이라고 봤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 총리는 이에 "인준과정에서 억울한 일이 많이 있었다"며 "의혹은 보도되고, 해명은 보도되지 않았다. 집사람이 투기꾼처럼 돼 쇼크를 먹어 며칠 동안 일어나지를 못했다"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의혹 논란과 관련, 소회를 밝혔다.
한 총리는 "청문회 제도개선도 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이라서 (청문회를 통해) 크게 거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후 김 전 대통령이 한국티볼협회 회장을 맡게 된 것과 관련해 축하 인사를 건넸고, 김 전 대통령은 "미국 티볼 협회 총재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고 일본은 가이후 도시키 전 수상"이라며 "가이후 전 수상이 티볼협회 총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해와 수락했다"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과 한승수 총리는 약 10분 동안의 공개대화를 끝낸 후 배석자들을 내보내고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가졌으며, 회동을 끝낸 후에는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집밖까지 나와 한 총리를 배웅했다.
한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 예방에 이어 오는 11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