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뷰앤비전] 매카시즘과 김용철, 게임을 끝내라

최종수정 2008.03.12 16:27 기사입력 2008.03.07 12:40

댓글쓰기

1950년대 미국을 광풍으로 몰고갔던 매카시즘(McCarthyism). 미국 위스콘신주 출신의 공화당 상원의원 조셉 레이몬드 매카시(Josesh R.McCarthy)가 1950년 2월 "국무성내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폭로성 발언으로 촉발된 광기 어린 무차별적인 공산주의자 색출작업으로 사회전반에 걸쳐 수년간 극우주의로 고통을 겪게된다.

마녀사냥식의 폭로성 발언으로 무고한 사람까지 공산주의자로 몰리는 사태가 발생하지만, 어떤 유력한 지식인이나 정치가도 매카시즘의 두려움 때문에 침묵한다. 적색분자 색출이라는 명분 앞에 자유민주주의 기본원칙인 '유죄가 증명될 때까지는 누구나 무죄'라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무참히 짓밟힌다.

지난해 10월 '김용철 폭로'회견 이후 넉달이 지난 3월5일, 조준웅 삼성특검팀이 수사기한을 30일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그 다음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삼성 떡값 수수자 명단'을 추가 공개한다.

지난해 11월 전현직 검찰 고위직 인사 3명의 실명을 공개한지 100여일만이다. 공교롭게 이번에도 지난해와 같이 검찰 인사를 앞두고 실명을 공개한다. 물론 삼성특검팀은 이번에도 실명 거론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다.

김용철씨는 실명거론자의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서지 않겠다고 한다. 상대측의 증인이 후배라는 이유 때문이다. 정리(情理)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김용철씨가 폭로한 떡값 수수자들은 대학은 물론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배들이다. 악연을 폭로하더니 이제는 인연을 핑계 삼는 모습이다.

마치 한편의 시나리오를 보는 듯하다. 각본이 있는 모양이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너무도 잘 짜여진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그래서 재밌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 커지는 이 불안감과 상실감은 누가 치유해 줄지 의문이다.

이제는 쇼를 끝내라. 한편의 단막극으로 끝나도 될 시나리오를 질질 끌면서 장편 드라마로 몰아가는 의도는 무엇인가.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온 나라를 표적으로 혼란스럽게 하는 게임의 목적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묻고 싶다.

떡값 수뢰자 40여명의 명단을 갖고 있다면 한번에 모두 공개를 하라. 전략도 있고 전술도 있는 것처럼 발표를 하면서 근거를 밝히지 않는 폭로로 나라를 흔드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배후를 밝혀라.

김용철씨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나서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김용철씨의 꼭두각시인가. 지금 국민을 상대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되돌아 봐야 한다. 특검팀도 김용철씨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중단하기 바란다.

김용철씨가 갖고 있는 명단과 증거를 확보했다면 피의자 수사 단계를 밟으면 된다. 아직까지도 김용철씨의 발표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특검의 진실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다.

몇년 전 막가파식 조직이 사회에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상식이 통하지 않은 사회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이 사건 때문에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가. 삼성특검이 30일 수사기한을 연장했다.

공교롭게 4월9일 총선과 맞물린다. 자칫 김용철씨 폭로와 삼성특검이 정치적 사안으로 출발해서 정치적 사안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수사기한 연장에 대한 안타까움이 배어나오는 까닭이다.

1만명이 직장을 잃고, 30년대의 뉴딜 개혁조치가 좌초하고, 미국을 월남전의 수렁으로 빨려들어가게 했던 매카시즘의 교훈을 미국발 세계경제 공황을 예고하고 있는 목전에서 다시한번 되새겨 봐야 한다.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