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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 이유는?

최종수정 2008.03.07 14:50 기사입력 2008.03.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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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조짐 속 일단 물가에 초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점증하는 경기하강 리스크와 물가불안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일단 물가안정 쪽에 무게를 둔 조치로 풀이된다.

해외시장의 불안으로 국내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3.5%를 넘어섰고 시중의 과잉유동성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등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도 6일(현지시각) 기준금리인 각각 현 5.25%와 4%로 동결했으며 7일 오후 열리는 일본 중앙은행 역시 금리 동결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우리 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록 한은이 이달은 금리를 묶어놨지만, 전방위로 금리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만큼 통화정책의 방향관심이 어떻게 틀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가에 초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2월 3.6%에서 올해 1월 3.9%, 2월 3.6%를 기록하는 등 세달 연속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5~3.5%)를 넘어섰다.

물가상승과 함께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고 있어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경기의 하강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키울 수 있어 한은으로서는 간과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최우선 과제로 물가안정으로 잡은 것도 금리동결에 힘을 실어주는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는 작년 4.4분기에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해외시장이 후폭풍에 휩싸였을 때도 연 5.5%의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 역시 두자릿수의 견조한 증가율을 이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시중유동성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일 한은이 발표한 '1월 중 통화.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통화 유동성 지표들은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평잔 기준)은 12.5%로 전달보다 1.0%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는 2003년 2월 1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과잉유동성은 부동산 시장 등을 언제든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한은을 딜레마에 빠지게 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자료에서 "현재의 물가 상승은 수요보다는 비용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유가와 원자재가가 높아지고 중국에서 촉발된 차이나 인플레이션이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린다 해도 물가가 잡힌다는 보장이 없고 또 2~3년간 금리가 낮았음에도 경기 회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굳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미국만 따로 논다=여기에 선진국들 역시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방지하기 위해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 동결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일본 중앙은행 역시 금리 동결이 확실시 되고 있다.

BOE는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주택가격 하락으로 증폭되고 있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 인플레이션 가속화 방지를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ECB 역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다음달 거시 경제지표 변화 요인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중앙은행 예금 금리와 한계 대출 금리도 각각 현 3.0%, 5.0%를 유지했다.

반면 미국은 지속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다. 이미 지난달 금리를 2차례 내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가이스너 총재는 6일(현지시간) 미 외교협회(CFR)에서 가진 연설에서 금융시장의 혼란과 이를 동반한 경기하강 리스크가 지속된다면 통화정책은 당분간 경기조절적인 상태를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오는 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이렇게 될 경우 한미간 내외금리차가 더 벌어질 경우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질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금리차는 이미 2%포인트나 된다.

이에 따라 한은도 결국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박사는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외국 자본이 들어왔다가 어느 시점에 다시 외부충격으로 급속하게 빠져나가게 되면 결국 국내 금융시장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최근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교역조건도 악화되는 등 경기하강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한은이 금리인하에 대한 신호 수위를 점차 높여가면서 금리인하를 준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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