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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부도 '최저가낙찰제'가 원인?

최종수정 2008.02.26 07:16 기사입력 2008.02.2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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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공공사의 최저가낙찰제 확대시행, 부동산규제 강화로 건설사 부도율이 늘어나면서 업계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특히 재정이 튼실한 것으로 알려졌던 시공순위 100위권대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쓰러지자 특단의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낸 건설사는 모두 120개사로 2006년 106개사 비해 15% 정도 증가했다. 이 중 공공공사 비중이 100%인 업체는 19개, 민간공사 비중이 100%인 업체는 31개사로 전년도 각각 12개, 21개에 비해 늘어났다.

부도업체는 올해도 속출, 2월 말 현재 11개사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2006년부터 현재까지 시공순위 100위권대 업체의 부도수가 8개나 돼 새 정부의 특별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공공공사 '최저가낙찰제'가 원인

공공공사를 주로 해온 건설사들은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꼽고 있다.

최저가낙찰제는 예정가격내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제도다. 지난 2001년 첫 도입 당시에는 1000억원 이상 입찰자격사전심사(PQ) 공사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지난 2003년 말 500억원 이상 PQ 대상공사로 확대, 2006년 5월부터는 300억원 이상 모든 공사로 대폭 넓어졌다.

최저가제 공사의 낙찰률은 통상 50~60%대에 머물 정도로 채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이 같은 공사 확대는 궁극적으로 낙찰업체들의 경영 압박 원인이 된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A중견건설사 임원은 "입찰을 따내기 위해 업체들이 가격을 최소금액만 써내기 때문에 덤핑공사, 부실공사 문제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업체간 제 살 깎아먹기를 정부가 유도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실제로 시공순위 120위인 우정건설이 최근 부도에 이르게 된 것도 공공공사의 어려운 환경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공공공사 비중은 81.9%로, 최저가 공사를 11건이나 수주했다. 하지만 우정건설은 2년여간 주공아파트 건설공사를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수주함으로써 부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건설업계의 이 같은 불만은 최근 더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최저가 낙찰제를 현행 300억원 공사에서 100억원 공사로 확대 적용하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준현 건설협회 정책개발실장은 "100억미만까지 확대시 대부분 중소·영세업체인 8만여개의 건설업체와 전기, 정보통신업체가 저가수주로 부도위기에 직면하고 수십만의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공사 '부동산규제강화'가 원인

아파트, 상가 등 민간 공사를 주로 하는 건설사들은 분양가상한제, 각종 부동산규제 강화를 건설업계 부도 확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부도율을 보면 전체 사업 중 민간공사 비율이 50% 이상 차지한 건설사 중 64개가 부도를 맞았다. 이 가운데 순수 민간공사 비중이 100%였던 건설사는 31개나 된다. 2006년 민간공사 비율 50% 이상인 부도건설사가 53개, 이 중 100% 비중이던 업체는 21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는 부동산규제강화에 따른 택건설경기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시공순위 54위였던 (주)신일이 부도를 맞은 이유도 무리한 아파트 사업 확대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지방주택시장은 2004년을 기점으로 공급과잉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해 연말 기준 미분양아파트가 11만 가구를 넘고 있다.

조준현 실장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 등 주택시장의 급랭으로 지방경기가 크게 위축돼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바뀌는 정책과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정부차원에서 보면 너무 많은 규제로 묶어 놓은 측면이 있다"며 "지방과 수도권은 상황이 다르므로 정책도 차이가 있어야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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