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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특검, 이제 보름남짓…수사 어떻게 돼가나?

최종수정 2008.02.07 11:32 기사입력 2008.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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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검호(號)가 설명절인 7일로 출범 23일을 맞았다.

자초 위기설이 제기됐던 '李특검'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가 지난달 10일 '이명박 특검법' 가운데 제6조 동행명령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조항에 대해서 합헌 결정을 내려 '반쪽 특검' 우려 속에 같은 달 15일 최장 40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 수사에 착수한 특검팀은 오는 23일까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BBK) 및 관련 횡령 의혹 ▲도곡동 땅 및 다스 지분 의혹 ▲상암동 DMC 의혹 ▲검찰의 김경준 회유ㆍ협박설 등 이른바 4대 의혹을 규명하고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특검팀은 그동안 시간과의 싸움 4대 의혹과 관련된 기록 검토, 참고인 소환 조사,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 예정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검찰수사를 답습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시 상암동 DMC 특혜분양 의혹 사건을 제외하고 미국 연방법원이 사실상 이 당선인의 손을 들어준 BBK 의혹과 도곡동 땅의 수사는 전망이 밝지 않은데다 검찰의 회유ㆍ협박설은 수사의 진척이 없다.

◇서울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특혜 분양 의혹=특검팀은 가장 먼저 칼을 댄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특혜분양 의혹 수사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있다.

특검팀은 수사 착수 4일만인 지난달 18일 의혹이 제기된 ㈜한독산학협동단지 사무실 등 5곳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6명을 출국금지하는 등 의욕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특검팀은 DMC 분양업무를 맡았던 서울시 직원과 한독 윤여덕 대표와 최령 SH공사 사장, 이들을 고발한 대통합신당 최재성 의원 등을 불러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재정 상태가 열악한 한독 측에 DMC 용지를 분양한 경위와 위법행위 등에 대해 조사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행사인 ㈜한독 관계자와 서울시 실무진을 사법처리하는 수준에서 봉합하고 윗선(이 당선인)으로 수사를 확대하긴 힘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일부 서울시 관계자들의 혐의를 포착하고 사법처리를 고려하고 있지만 소환 대상자 대부분이 "불법성은 없었고 법윗선의 지시도 없었다"고 입을 모아 이 당선인과의 연루 의혹은 밝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곡동 땅 및 ㈜다스, BBK 실소유주 의혹=특검팀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주인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게 목표"라고 거듭 밝힌 특검팀은 수시로 계좌추적과 참고인 조사를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당선인의 처남 김재정씨와 검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큰형 상은씨의 재산관리인 이병모ㆍ이영배씨를 상대로 다스 및 도곡동 땅의 실소유 관계와 매매 경위,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지만 "이상은ㆍ김재정씨의 소유다"고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특검팀이 기대를 모았던 '도곡동 땅 매입 지시'한 김만제 포철 회장을 4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만 "매입을 지시한 적도 없는데다 도곡동 땅과 이 당선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진술만 들었다. 김 전 회장은 1998년 감사원 감사에서 "도곡동 땅의 실질적 소유자는 이명박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었다.

더욱이 1985년 도곡동 땅을 이 당선인의 맏형 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씨에게 팔았다는 원래 땅 주인 전모씨(여)도 행방을 감춰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검팀은 또 김성우 사장과 다스가 출자해 만든 '홍은프레닝'의 대표를 지낸 바 있는 권모 전무 등 다스 관련자 4명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지만 의혹의 실체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아울러 BBK 주가조작 및 횡령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넘겨 받은 방대한 수사자료와 계좌추적을 벌인데 이어 LKe뱅크와 BBK 경영에 깊숙이 관연한 것으로 알려진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 내정자와 이 당선인의 비서 이진영(여)ㆍ 구속 수감중인 김경준씨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강행했다.

특검팀은 김 내정자와 비서 이씨, 주요 참고인들을 상대로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횡령에 관여했는지 여부, LKe뱅크와 BBK의 관계,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캐물었으나 특검팀이 원하는 진술 등을 확보하지 못했다.

BBK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뒤 김경준 씨를 횡령 혐의로 고발한 핵심 참고인인 심텍 전세호 사장은 해외어 머물고 있어 아직 조사를 하지 못한 상태다.

◇BBK 검사 회유ㆍ협박설=특검팀은 BBK 수사와 관련해 사건 당사자인 김경준씨를 여러차례 불러 조사하고 김씨 측이 제출한 회유ㆍ협박 메모 원본과 검찰수사 당시 녹화ㆍ녹취 자료를 넘겨 받아 면밀히 분석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김씨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뽀족한 증거가 없어 수사 검사들의 소환을 미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씨 측은 "김씨 부인과 검찰 수사 당시 변호사가 통화한 내용의 녹음 파일 중 1개가 아직 미국에서 도착하지 않았다"며 "통화 내용엔 변호사와 검찰이 형량을 협상하는 부분이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이 플리바겐했다는 증거자료로 불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과제=특검팀은 설연휴까지 반납하고 연일 밤늦게까지 의혹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는 산 넘어 산이다.

이제 수사 일정을 보름 남짓 남겨둔 특검팀은 BBK 주가조작과 횡령, 다스ㆍ도곡동 땅, 상암동 DMC 특혜 분양 의혹 사건에 대한 주요 참고인 조사를 사실상 마치고 관련자들에 사법처리 여부만 남겨 놓은 상태다.

검찰 회유ㆍ협박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BBK 수사검사들의 소환조사 및 김씨와의 대질신문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실상 특검팀이 손에 쥔 성과물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특검수사의 최대 관심사였던 이 당선인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헌법재판소의 동행명령제 위헌 판결로 강제소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대통령 당선인을 뚜렷한 물증 없이 불러 조사하기도 힘들 뿐아니라 당선인이 출석할 지도 의문이다.

이에 따라 두차례 서면 조사로 사건을 봉합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을 어떻게 뛰어 넘을 지, 과연 어떤 수사 결과물을 내놓을 지 이래저래 고민에 빠진 특검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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