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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고용시장 유연성 높여야 '勞使윈윈'[2008 기업이 뛴다]

최종수정 2008.01.14 11:39 기사입력 2008.01.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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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늘어 양측 기싸움...불안감확산
기업성장 ⇒ 일자리 확대 '선순환구조' 시급



1월 4일 기아자동차의 신차 모하비 발표 현장. 김상구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장은 단상에 올라가 "고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열심히 만들겠으며, 최고의 생산과 판매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간부가 회사의 신제품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동국제강이 매월 개최하는 책임경영 회의에서는 대표 이하 모든 임원들과 함께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이 참석해 경영현황에 대한 보고를 함께 받는다. 회사 현황과 경영 전반에 걸친 정보를 노조와 회사가 함께 공유하고 고민하는 특이한 사례다.

투쟁으로 대변되는 노사 관계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많은 문제점과 해결 과제를 남겨 놓고 있지만 TV만 틀면 나오던 붉은색 머리띠를 두른 노조가 회사의 사업장을 가득 메우며 꽹과리를 쳐대던 '강성 투쟁'과 '장기 협상'의 노사 관계는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뚜렷한 친 기업 성향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노동계와의 '기싸움'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노사 관계가 대립 일변도에서 점차 화합으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은 반갑지만, 이런 상황 때문에 기업들은 여전히 올 한해 노사 관계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종업원 300명 이상 194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2008년도 노사관계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9%를 차지해 이런 속내를 대변했다.


◇노동시장 경직 '모두 손해'=우리나라가 유독 노사 관계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고용 시장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노동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경직' 그 자체에 가깝다. 완전 유연한 상태를 10으로 봤을 때 대기업들은 유연성 척도를 2.97, 중소기업들은 3.90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는 여러 국제기구의 지적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OECD가 발간한 '한국경제보고서 2003~2007'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에서 해고제한 등 정규직 과보호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권고해 대기업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문제로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고용분야 기업환경 평가순위는 178개국 가운데 131위였다. 수치가 높을수록 경직적임을 표시하는 고용경직성 지수는 37로 동아시아 평균 19.7의 2배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 시장의 경직성은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해가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경총이 조사한바 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유연성 확보를 위해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었으며, 중소기업은 아예 신규인력채용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노동시장 경직성이 비정규직 확산과 일자리부족의 주요한 원인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노동자 보호를 위한 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시장이 결국 노사 모두에게 오히려 해만 끼치고 있는 셈이다.

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수단이 필요하다"며 "해고 관련 규제의 대폭적인 유연화를 추구할 경우 법 개정 과정에서의 노사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뿐 아니라 대대적인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재정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기업인들이 체감하는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경직성이 상당부분 노사관계의 경직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대기업 노조들의 방만한 전임자제도를 합리화하는 것도 노동시장 유연화정책일 수 있다"며 "정부가 정규ㆍ 비정규직간의 불합리한 임금차별을 시정하는 조치도 필요하겠지만 기업 스스로 연공에 기초한 임금ㆍ직무체계를 혁신하여 대기업 정규직의 과도한 노동비용 상승을 완화하는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새 노사 관계= 이 당선인의 노사 관계에 대한 입장은 불법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대신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새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환경을 조성해 주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노사관계 화합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재계의 요구와도 일맥상통 하는 부분이 있다. 경총이 새 정부에 요구한 바람직한 노사 관계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노동운동에 대한 지원을 통해 '떼쓰기'와 '불법'을 동원한 노동운동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 노동운동은 '밀어붙이면 불법도 합법이 된다'는 식의 불법을 선동하는 경우가 있어왔다"며 "잘못된 노동운동의 기조로 인해 매년 수십 건의 불법분규가 초래될 뿐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어용으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대립적 노사관계가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불법행위가 용인되고, 불법파업을 하더라도 손해 볼 것이 없는 구조에 있다"며 "특히 상급 노동단체가 불법 정치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당선인도 노사 관계에 대해 "기초질서와 법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해 원칙적인 대응과 공권력 강화를 시사 한바 있다.

고용이 전경련 노동복지팀 차장은 "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하는데 주력해 근로자에게 충분히 대가가 돌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사협력을 통한 기업성장이 고용확대와 소득증가, 소비증가, 투자증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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