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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백·장미족·엠니스족..취업시장 신조어

최종수정 2008.01.14 10:07 기사입력 2008.01.1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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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난과 직장인들의 고용불안 세태는 갖가지 신조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취업시장에 새로 등장했거나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를 살펴본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은 장기화된 취업난으로 연령대를 넓혀가며 이제는 3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의미의 ‘삼태백’으로 바뀌었다.

일본 ‘버블 세대’, 유럽 ‘1천유로 세대’, 미국 ‘빈털터리 세대’가 한국에서는 ‘88만원 세대’로 대변됐다. ‘88만원 세대’란 20대 근로자 중 95%가 평균 임금 88만원을 받는 비정규직세대가 될 것이라는 의미로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취업의 최고 조건으로 ‘고용안정성’이 꼽히며 지난해 공기업과 공무원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특히 2009년 로스쿨이 개교하고, 공기업과 7,9급 공무원 시험에서도 PSAT(공직적격성테스트) 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시족들은 공시족에 합류하고 공시족도들도 고시족에 눈을 돌려 ‘고공족(考公族)’이라는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고시건 공무원시험이건 우선 붙고 봐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이다.

자체 채용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입사서류를 접수하는 기업이 늘면서 ‘서버전형’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입 못지않은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서류마감 시한 직전에 많게는 1~2만명의 지원자가 몰려 다운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아무리 스펙이 좋고 면접전형에 철저히 대비했다 하더라도 ‘서버전형’을 통과하지 못하면 속절없음으로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백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 대거 등장하면서 ‘백수소설’, ‘백수문학’이라는 말도 생겼다.

취업 후에도 습관적으로 구직 활동을 계속하는 증상을 의미하는 ‘구직 중독증’이나, 재취업 혹은 재취학을 위해 몰래 공부하는 ‘도둑공부’, 어학연수나 유학을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영어난민’도 취업난이 만들어낸 씁쓸한 자화상이다.

‘학기보다 더 바쁜 방학’은 요즘 대학생들에게 낯설지 않은 말이다. 취업난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공휴족(恐休族)’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공휴족이란 말 그대로 ‘쉬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학생’을 칭하는 신조어다.

학점 따기 수월한 타대학이나 취업시 이력에 도움이 되는 해외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학점쇼핑족’이 나타났는가하면, 취업을 위해 명문대에 편입하려는 ‘메뚜기 대학생’도 있다.

장기화된 취업난으로 대학가에는 ‘장미족(장기간 미취업 졸업생)’이 등장했다. 장미꽃이 아름다운 겉모습과 진한 향기 이면에 가시를 품고 있는 것처럼 장미족은 겉으로는 화려한 취업 스펙을 지녔지만 오랜 기간 동안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구직자를 뜻한다.

자기계발은 물론 취업준비로 바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나홀로 족’이 늘고 있다. ‘나홀로 족’은 공부, 취미생활, 쇼핑, 식사 등 무엇이든 혼자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이들의 대다수는 자신의 스케줄대로 생활할 수 있어서 편하고 친구들과 몰려다닐 때보다 시간활용도 더욱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학교 수업 이외의 나머지 시간을 방에서 혼자 지내는 학생들을 일컫는 ‘칩거족’도 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가짜 학위 파문에서 일파만파로 번진 학력 위조 사건들은 위.변조된 ‘짝퉁학위’나 철저한 검증 없이 취득한 ‘허술학위’라는 말을 나오게 했다. 이와 관련해 학벌이나 학위, 경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간판병(看板病)’이 등장하기도 했다.

‘캠퍼스 커플을 갈라놓는 사람’을 뜻하는 ‘CCC(Campus Couple Cutter)’의 경우 과거에는 그 원인이 질투심 때문이었다면 현재는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스터디 그룹 안에서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항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술독’보다 더 독한 ‘야근독(夜勤毒)’에 시달려야 했다. 야근독은 야근을 많이 하여 생긴 피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회자됐던 ‘조기(조기 퇴직)’, ‘명태(명예퇴직)’, ‘황태(황당하게 퇴직)’ 등의 생선시리즈는 ‘동태족(한 겨울에 명예퇴직한 사람)’, ‘알밴 명태족(퇴직금을 두둑이 받은 명예 퇴직자)’, ‘생태족(해고 대신 타부서로 전출 당한 사람)’, ‘애봐족(집에서 할 일 없이 애보는 사람)’ 등으로 파생됐다.

한편, 통계청에서는 직장인들의 턱 없이 부족한 자기계발 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이 ‘컴퍼니(company)’의 개념을 넘어서 직원들에게 자기계발 학습 기회를 부여하는 ‘컴퍼데미(company+academy)’ 개념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컴퍼데미는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장려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EQ(감성지수), SQ(사회지수), NQ(공존지수)에 이어 이제는 ‘EnQ(엔터테인먼트 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nQ란 엔터테인먼트지수(Entertainment Quotient)의 약칭으로 기업 구성원들을 즐겁게 만드는 엔터테인먼트 능력을 뜻하는 신조어다. 직장인에게도 엔터테이너 자질이 이제는 큰 경쟁력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외모 중시의 가치관과 함께 맞벌이 부부와 싱글족의 증가로 가사에 관심 갖는 직장남성들이 늘면서 ‘엠니스(M-ness)족’이 등장했다. 엠니스는 힘, 명예 등 전통적인 남성상과 양육, 협력 등 여성과 관련된 긍정적인 특징을 두루 갖춘 남성(man)의 특성(ness)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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