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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와인과 외교

최종수정 2008.01.04 11:15 기사입력 2008.01.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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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외교
니시카와 메구미 지음/김준균 옮김/지상사 펴냄/9800원

   
 
2004년 7월 제주도.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간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다. 두 정상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나누며 북한 핵문제에 한ㆍ미ㆍ일이 공조할 것을 확인했다.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만찬장까지 이어졌다. 

만찬은 제주도의 풍부한 해산물과 프랑스 와인이 나왔다. 그것도 샤블리 지방에서 두 번째로 등급이 높은 화이트 와인이, 레드와인은 보르도 지방에서 최고 등급으로 인정받고 있는 샤토 뜨로플롱 몽도 등 최고급 와인이였다. 

새책 '와인과 외교'는 와인을 매개로 한 국제 정치의 이면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보인다.

저자는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 외신기자로 오랫동안 취재하면서 알게 된 정상들의 식사에 대한 재미있는 와인외교를 담고 있다. 

2002년 5월 부시 미 대통령의 프랑스 정상회담 얘기도 들어있다.

이라크 전쟁 1년 전인 2002년 부시 미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시라크 대통령은 '엘리제궁의 요리는 다른 곳과 비교가 안될 만큼 맛있다'고 하는데 오늘밤 증명할 기회가 왔다"라고 말해 회담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당시 메뉴는 무엇이였을까.

쏘테른 와인으로 만든 젤리를 곁들인 푸아그라와 송로버섯을 곁들인 새끼양 구이 요리에 음료는 샤토 뤼섹 89년, 샤토 라피트 로쉴드 86년 등의 와인이였다.

저자는 "각국 정상이 모인 식사 테이블을 살펴보면 공식 발표문보다 훨씬 진솔한 외교관계를 알 수 있을 때가 많다"고 말한다.

이처럼 국가 원수가 다른 나라의 정상들과 갖는 오찬이나 만찬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다양한 정치적 시그널과 메시지가 가끔은 명시적으로 혹은 묵시적으로 포함되고 있는 주요 외교 도구임을 절실히 보여준다.

책은 또 정상들의 식사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1896년 프랑스를 방문한 러시아황제 니콜라이 2세를 환영하는 만찬에서는 18가지 요리와 디저트, 8종류의 음료가 나왔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건강식으로 바뀌면서 점차 간소해졌다. 

이밖에도 책에는 와인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최근 세계를 흔들었던 여러가지 국제정치의 뒷이야기도 풍부하게 설명되어 있다.

조용준기자 jun21@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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