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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부 요금인가제 조기폐지..효과는 '글쎄'

최종수정 2008.01.04 11:30 기사입력 2008.01.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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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독과점현상 심화로 자율적 인하 의문
기본료 · 가입비 등 고정비용 인하방안 없어
'재판매사업 조기 실시'도 성공여부 불투명


 
정보통신부가 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업무보고 내용중 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과연 통신요금 인하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 하는 대목이다. '통신료 20% 인하'라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던 인수위는 최근 또 다른 관치라는 비난이 제기되자 규제완화를 통한 통신료 인하 환경을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식으로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정통부가 4일 인수위에 제출한 내용 가운데 통신시장 선발사업자에 대한 정통부의 요금인가권 폐지와 이에 따른 요금 인하 효과 등을 짚어본다.


◆요금 인가제 폐지 효과, 과연 있을까?'

정통부는 이번 업무보고에 인수위 의견을 반영, KT와 SK텔레콤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현행 요금인가제도를 조기 폐지토록 하는 안을 담았다.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요금 인가제 폐지 시기를 '3년 후'에서 대폭 앞당긴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인가제 폐지의 시행 시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 인가제는 후발 사업자의 생존을 위해 지배적 사업자가 통신요금을 새로 책정할 경우, 정통부와 공정위 등 관련부처의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다. 따라서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 지배적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통신요금을 책정할 수 있어 당장이라도 통신요금이 낮아질 것이라는 게 인수위와 소비자단체 등의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통신시장의 후발 사업자들은 "요금 결정 권한을 갖게 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상당히 저렴한' 요금 상품을 내놓을 경우,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수익성 악화로 업계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통신시장 자체가 독점적 사업자만 살아남는 구도로 바뀔 경우, 오히려 요금이 인상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가제의 타깃이 되는 SK텔레콤도 무조건 환영하지는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결합판매, 망내할인 등 이미 할인요금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요금 인가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무작정 요금을 내릴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도 단순히 요금 인가제 폐지가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YMCA측은 "인수위는 요금 인가제 폐지로 업계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접어야 한다"면서 "이통시장은 이미 독과점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에 업계의 자율적인 요금 인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도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독과점적 요금수준에 대한 요금 인가제가 유지돼야 한다"면서 "대신 인가제를 약관 전체가 아닌 '요금' 수준으로만 정통부가 아닌 경쟁을 담당하는 규제기구이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단체들은 특히 요금 인가제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 기본료와 가입비 등 통신요금의 고정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을 끝낸 2세대(2G) 서비스는 기본료를 낮추고, 신규 투자가 진행중인 3세대(3G) 서비스는 가입비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이를 수용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재판매 업체 성공 여부도 불투명

정통부는 업무보고에 통신망 사업자(MNO)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판매 사업(MVNO)을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매 사업은 후발 사업자가 기존 망 사업자보다 저렴한 '가격 파괴 상품'을 내세워 이통 사업에 뛰어들게 함으로써 경쟁을 통해 요금 인하를 촉진시킬 수 있다.

현재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유통업체 등이 MVNO 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며, 이통사들도 자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등을 제외하면 미국 등지에서는 MVNO 사업자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많아 시장이 이미 고착화된 국내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채명석 기자 oricm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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