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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사로 본 李당선자의 용인술

최종수정 2007.12.25 18:39 기사입력 2007.12.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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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 나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인수위원장에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낙점함에 따라 그의 인사 스타일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당선자의 용인술은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색깔과 성격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그 첫 가늠자가 될 이번 인수위원장 인선에 그동안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바 있다. 

현대건설 CEO와 서울시장, 대선 경선 및 본선 과정을 거치면서 그가 드러낸 인사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한마디로 철저한 '실용', '실사구시'(實事求是)로 집약된다. 

논공행상이나 친소관계, 지위고하를 떠나 '일'과 '실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적인 기업 CEO형 잣대인 셈이다. 

이 위원장은 대학가의 대표적인 CEO(최고경영자)형 총장이자 개혁총장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형식보다는 일과 실적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 당선자의 'CEO형 지도자 리더십'과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저서인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에 실려 있는 서울시장 취임 초기의 한 일화는 이 당선자의 인사 철학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서 그는 지난 2002년 7월 2일 시장 취임식을 마친 뒤 당시 서울시 고위 관계자로부터 선거운동 기간에 자신을 반대했던 공무원들의 명단을 적은 이른바 '살생부'를 건네받았으나 이를 끝내 펴 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나에게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을 내친다면 결국은 내가 손해다. 내 기준은 일하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비록 '적군'이었다 하더라도 일에 도움이 되고 실적을 낼 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중용할 수 있다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명박식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라고 말한다. 

작년 8월 '지독한' 당내 경선이 끝나고 본선 선대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반대 진영에 섰던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을 과감히 중용했다. 

이 당선자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삼고초려형'이라는 점이다. 오랜 기업생활을 통해 다져 진 특유의 추진력과 끈기를 토대로 한 번 영입을 결심하면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실제 이번에 인수위원장에 낙점된 이 위원장 역시 이 당선자가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뒤 선대위원장을 고를 때 삼고초려 수준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01년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을 앞두고 병원에 입원 중이던 정두언 의원을 직접 찾아가 도와줄 것을 당부했고, 퇴원하자마자 부부동반 만찬으로 정 의원을 꼼짝 못하게 만든 일화도 유명하다. 정 의원은 현재 이 당선자의 핵심 측근이 돼 있다. 

경선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의원, 비서실장을 지낸 주호영 의원을 영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불교계에 강한 주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모든 채널을 동원했다는 후문이다. 

주변의 반대가 심해도 '이거다' 싶으면 끝까지 밀어 붙이는 것도 특징이다. 

인수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 당선자 측근들 중에서 이 위원장장이 80년대 신군부 시절 입법의원을 지낸 것을 문제 삼아 강하게 반대한 이들도 적지않았으나 이 당선자는 "그게 무슨 흠이 되느냐. 이후 네 차례나 총장을 지내지 않았느냐"며 거꾸로 설득했다고 한다. 

또 지난해 8월 경선이 끝난 직후 경선과정에서 중립을 지켰던 임태희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하는 과정에서 측근들이 완강하게 반대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국 고집을 꺾지 않고 8일 만에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켰다. 정종복 사무1부총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는 무려 50일이 걸렸다. 

이 당선자는 '불도저'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사람을 뽑는데 있어서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스타일이다. 과감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탓이다. 

지난 6월 경선 선대위 출범 당시 첫 인사안이 나온 뒤 최종 인사를 단행할 때까지 무려 2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경선캠프 대변인을 뽑는 데는 무려 3개월이 넘게 소요됐다. 이번에는 성격이 좀 다르긴 하지만 첫 조각도 최대한 늦출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잘못이 있을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개석상에서 면박을 주거나 혼쭐을 내 조직의 기강을 다잡는 점도 이 당선자의 인사스타일 중 하나다. 선거운동기간 다소 말을 많이 했던 모 핵심 측근은 '경망스럽다'는 호된 질책까지 받았다. 

이 당선자는 인사에 있어 '철통보안'을 생명처럼 여긴다. 특정 직책을 희망하는 특정 인사가 자가발전을 하거나 명단이 외부에 미리 유출될 경우 아예 없던 일도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밖에 이 당선자는 핵심 측근들을 선발할 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사람을 가리는 측면도 있다. 이춘식, 정태근 전 서울시 부시장과 정두언 의원, 박영준 전 서울시 국장 등 측근 대다수가 시장 재임시절 같이 일했던 사람이라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서영백 기자 ybse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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