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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우려되는 IT코리아 성공 딜레마

최종수정 2007.12.24 12:40 기사입력 2007.12.2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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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곤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
어느덧 정해년이 저물어 간다. 올해는 대선과 맞물려 유달리 떠들썩한 한해였다. 최근 우리나라가 정보통신(IT) 분야 수출액에서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한국이 지난 2005년 879억달러의 IT 제품을 수출해 세계 IT 수출시장의 6.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9년간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려온 나라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 뿐이다. 국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IT산업은 GDP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핵심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수출의 35%, 경제성장 기여율 41%로 한국경제의 도약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IT코리아의 위상을 뒤흔드는 징후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초고속인터넷 통계자료중 평균 전송속도(하향 기준)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43Mbps)를 자랑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 뿐이 아니다. '인터넷 강국'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던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4위로 밀려났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4년 연속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에서 세계 1위였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네트워크 준비지수(NRI) 순위도 19위로 전년보다 5계단이나 떨어졌다. 얼마 전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IT 100대 기업에 한국 기업은 하이닉스(57위) 단 한 곳 만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한국의 수출효자이며 경제동력으로 자리매김해온 반도체산업도 D램 가격이 올 초 대비 80%가량 떨어지며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1990년대 연평균 21.4%까지 달했던 IT산업의 성장률은 5%대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런 위기론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 금액 감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잠재 능력이 전체 30개 회원국가 중 14위인데도 실제 투자를 끌어오는 성과는 24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AT커니도 한국은 해외 직접투자(FDI)매력도 순위에서 24위를 기록, 4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경쟁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이런 일련의 사례들이 드러나면서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IT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수치, 지표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징후들은 우리나라가 성공의 딜레마에 빠질 위험을 예고하는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

과거 영화를 누리던 국가가 한순간에 멸망의 길을 걷고, 세계적 초우량 기업으로 인정받던 기업들이 어느 날 시장에서 사라지는 예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톰 피터스의 베스트셀러인 '초우량기업의 조건'에 소개된 많은 기업들이 현재 사라지거나 인수 합병되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공의 딜레마는 한 때의 영화나 한 순간의 성공에 집착할 때 소리 없이 다가온다. 성공의 딜레마가 무서운 이유는 눈 앞에 바짝 다가와 속절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을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10년간 IT는 꺼져가는 한국경제에 찬란한 등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때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환경에 대한 변화코드를 읽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 혁신의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은 아닌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소모적 논쟁으로 중요한 현안들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은 아닌지 자성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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