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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목화꽃 & 보릿고개

최종수정 2007.12.20 09:48 기사입력 2007.12.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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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임금 한분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임금이 많은 나인들 중에서 어느 나인이 슬기로운지 시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임금은 나인들을 모두 불러 한자리에 모이게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꽃이 무슨 꽃이냐?"고 물었습니다.

나인들은 제각기 "연꽃입니다", "모란꽃입니다", "백합꽃입니다"," 함박꽃입니다"하면서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꽃들을 모두 말했습니다.

그러나 임금은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아니라고 부정했습니다. 이 때 맨 뒤에 있던 한 나인이 앞으로 나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목화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임금은 그제야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끄덕하더니 "네 말이 옳다.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가장 좋은 꽃이라 하였으니 목화를 심어 부유하게 되면 이 나라 또한 살찌게 되니 그 이상 좋은 꽃이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임금은 두 번째 문제로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가 무슨 고개냐"고 질문했습니다. 나인들은 또 제각기 대관령고개니, 문경세제니, 추풍령고개니 하며 자기들이 알고 있는 높은 고개를 모두 들이댔습니다. 그러나 임금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 뿐이었습니다. 이때 목화라고 했던 나인이 다시 일어나서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고개는 보릿고개 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임금은 그제야 무릎을 치며 "과연 짐이 바라던 지혜로운 자로구나"했습니다. 그 후 임금은 그 나인을 우두머리 나인으로 임명하고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그 나인과 의논해서 백성들을 잘 다스렸다고 합니다.

이영희 씨가 쓴 "우리민담"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얼핏 보면 동화책에나 나올법한 유치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냥 구전으로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하는 민담으로 넘겨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이 민담에는 富國(부국)으로 가는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임금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걱정하지 않도록 할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대선결과 국민들은 "경제대통령"을 택했습니다. 국민들이 10년 만에 새로운 정권으로의 교체를 선택한 것은 경제를 잘 챙겨달라는 주문입니다. 때문에 17대 대통령에 뽑힌 이명박 당선자는 노무현정권의 국정 실패, 특히 경제부문에서 꼬여진 어려운 매듭을 풀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민담에 등장하는 목화꽃은 한국이 미래에 먹고살 신성장동력에 해당됩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선거결과가 확정된 이후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리는 길은 10년 후, 20년 후 우리의 후손들이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기본을 두고 신 성장 동력을 찾아나서는 것입니다. "목화꽃 정신"에 뿌리를 두고 국정의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것입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매년 반복되는 보릿고개의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지금 적지 않은 국민들은 보릿고개에 버금가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이명박 당선자에게 이에 대한 짐을 지웠습니다.

늘어나는 실업자, 노숙자나 신용불량자, 서민들의 경제적인 고통, 침체된 경기, 투자의욕 위축은 "보릿고개리더십"에서 찾아야 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이념문제보다는 경제가 쟁점으로 부상했던 이유는 국민들이 "목화꽃과 보릿고개리더십"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경제부국으로 이끌 새 선장을 이명박 후보로 선택한 의미는 바로 여기에서 찾아야 합니다.

민담속의 왕처럼 "목화꽃"과 "보릿고개"의 의미를 알고 실천하면 새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그만큼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가장 위대한 선택을 한 사람은 예수라고 합니다. 이는 물론 기독교인들의 말입니다. 그는 십자가를 앞에 두고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 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기도했습니다.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이유는 한국을 한 차원 높은 선진국으로 업그레이드 시켜달라는 선택입니다. 특히 경제부문에서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달라는 주문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이명박 당선자는 국민의 선택을 "위대한 선택"으로 승화시킨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앙드레지드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그는 "바른 선택을 하려면 선택하려는 그 하나만을 볼 것이 아니라 선택에서 제외되는 나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선택을 할 때 선택하는 하나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관심 밖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선택된 하나는 좋아지지만 나머지는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새 대통령 당선자는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국민이 선택한 이유를 분명히 직시하되 이를 선택하기위해 선택에서 제외됐던 나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살필 수 있는 포용력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국민대통합도 가능하게 되고 한국의 자본주의, 한국의 민주주의도 선진국 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가 한때 유행된 적이 있습니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잘된 선택을 하면 10년 동안 편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그만큼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새 대통령 당선자는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을 이끌게 됩니다. 앞으로 5년은 한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새 대통령 당선자도, 국민도 ‘선택의 의미’를 가슴깊이 새기는 목요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프로는 미래를 보고 달려가지만 아마추어는 과거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새 당선자가 국가의 운명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진정한 프로의 대열에서 "한국호"를 이끌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번 대선에서의 국민의 선택이 위대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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