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벤츠 S-클래스 '안전기술' 원정 체험기

최종수정 2007.12.16 13:23 기사입력 2007.12.16 13:21

댓글쓰기

   
 
리처드 크뤼거 안전기술 수석매니저가 벤츠의 안전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 S-클래스 4대가 비행기 활주로에 나타났다?

중국 광둥성 중남부 연해의 주하이(珠解)시 주하이공항 인근의 임시 비행장 활주로. 독일에서 날아온 벤츠 엔지니어들은 제각기 S600 등 4개 모델에 나눠타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활주로를 질주한다. 물론 본 기자도 잠깐(?) 동승해 직접 체험해봤다.

시속 80km 이상의 속도로 후진하던 차가 선 자리에서 180도 회전해 다시 앞으로 튀어나가고, 젖은 급커브길을 달리던 차는 절묘한 핸들링으로 활주로에 설치된 라바콘(꼬깔모양의 막대)을 넘어뜨리지 않고 통과한다. 1997년 이후 벤츠의 모든 차에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ESP(전자식주행안전프로그램) 때문이다.

사고방지 안전기술 총책임자인 요르그 브로이어 박사는 "ESP 적용 이후 98년 이후 통계에서 벤츠 차량의 사고가 이전보다 40% 가량 감소했다"며, "미국의 경우 2012년까지 신차에 ESP 적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80km의 속도로 달리던 차 앞에는 어린 여자아이 형상을 한 모형이 갑자기 나타나지만, 브레이크 어시스트(BAS) 장치 덕에 제동거리가 차체 전장(길이)만큼 줄어든다.

여자아이 모형은 간발의 차이로 위험을 모면했다. 이미 10여년 전 개발된 이 장치로 80km 속도에서 제동거리를 4.4m(0.2초)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게 이어지는 벤츠 측의 설명. 실제 테스트에서는 3m 가량 제동거리가 짧아졌다.

테스트는 이어진다. 전방에 차 한대가 나타났지만, 미처 보지 못했다. 차는 날카로운 경고음을 낸다. 차 전면에 설치된 두개의 레이더 센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브레이크를 늦게 밟아 그만 앞차와 충돌하고 만다.

하지만 신형 S-클래스 전차종에 장착된 BAS 플러스가 작동하면서 브레이크는 이미 작동을 시작해 충돌속도가 크게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개발이 완료된 Pre-Safe 브레이크가 작동하면서 안전벨트가 당겨지고, 열려있던 창문과 썬루프는 자동으로 닫혔다. 벤츠는 현재 2단계 Pre-Safe 브레이크를 개발 중이고, 이 기술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다시 차는 100km로 달린다. 앞서 달리던 차가 멈춰서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지만 질주하던 차는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멈췄다. 미리 디스트로닉 플러스 장치를 가동했기 때문에 설정된 속도로 달리다 장애물이 나타나자 자동으로 멈출 수 있었다.

교통신호나 교통표지판, 교차로 장애물을 모니터링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교차로 지원 시스템과 차선이탈을 자동으로 방지하거나 차량간 커뮤니케이션(데이터 교환)을 통해 앞서 통과한 차가 인식한 위험정보를 전달 받는 장치 등은 현재 벤츠가 개발중인 신기술.  이중 몇 가지 기술은 이미 상용화가 준비돼 가고 있다고 리처드 크뤼거 안전기술 수석 매니저는 설명했다.

크뤼거 씨는 "벤츠는 지난 69년 이후 독일 경찰로부터 협조를 받아 연구기관과 제휴해 대형 교통사고를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부상유형을 파악해왔다"며  "독일 진델핑겐 개발센터에서는 매년 500여건의 충돌테스트와 5만건에 달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시승에 앞서 이곳 전시장에서 만난 벤츠 S600은 심각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EU 정면충돌 속도 기준인 시속 56km에서 충돌했지만, 고급차 답지 않게 뭉게진 차체는 벤츠의 엔지니어 조차 '차라리 폐차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할 정도.

   
 
시속 56km에서 정면 충돌한 벤츠 S-클래스. 범퍼에서 플레임으로 이어지는 4단계 '크럼플 존'으로 운전석 앞쪽은 완파됐지만, 승객이 탑승한 구역에은 전혀 손상이 없다.
하지만, 이것은 승객의 보호를 위한 '크럼플 존' 때문이다. 범퍼에서 플레임으로 이어지는 4단계의 크럼플 존은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충격을 흡수하고, 승객이 탑승한 구역에는 전혀 손상을 주지 않는다. 운전석쪽 앞부분은 완파됐지만 실제로 운전석 문이 멀쩡한 차처럼 부드럽게 열렸다.

크럼플 존은 벤츠가 최초 개발한 안전벨트, 에어백 등과 함께 실제 충돌이 일어났을때 승객을 보호하는 최대 안전장치라는 게 크뤼거 씨의 설명이다.

벤츠는 지난 14일까지 2주간 이곳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세이프티 워크숍(Safety workshop)'을 개최하고,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의 고객과 기자를 대상으로 벤츠의 안전기술을 설명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ESP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 이날 벤츠가 선보인 안전기술 대부분을 국내에서는 맛볼 수 없다. 벤츠의 레이더를 이용한 첨단장치들이 전파법 등 국내 관련 법규정에서 이용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주하이시(중국) 김민진 기자 asiakmj@newsva.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