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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우리는 행복통신원"

최종수정 2007.12.13 20:04 기사입력 2007.12.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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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고 사랑하고 도움주는 '국민의 기업 '


전화기의 보급, 인터넷의 등장에 따른 이메일, 메신저 등의 보편화로 편지의 비중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사람사아의 정을 주고 받는 수단으로 편지는 여전히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체부'에서 '집배원'으로 호칭은 바뀌었지만 그들의 업무에 대한 열정과 소명의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집배원들의 선행은 지금 이순간에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소리없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ㆍ인명사고 몸으로 막아내= 강원도 영월 연당우체국에 근무하고 있는 정재수 집배원은 얼마전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기만 하다. 그는 지난 11월 21일 오후 3시 20분쯤 강원도 영월군 북면 덕상 2리 지역에 우편물을 배달하던 중 이 마을 최종우씨 집에 화재가 난 것을 발견하고 마음이 다급해졌다. 정씨는 편지를 배달하려고 동네를 들를 때마다 평소 안부를 묻고 지내던 어르신이 사시는 집이라는 점을 떠올리고 즉시 방 에서 주무시고 계신 최주남 할아버지를 깨워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하마터면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즉시 영월소방서 119상황실에 화재 신고를 해 도움을 요청했다. 정씨는 2차 화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양동이로 물을 뿌렸다. 소방차 도착 후에도 소방대원들과 힘을 합쳐 화재 진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한다. 집배원 정씨의 신속한 대처로 고귀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이 이 소식을 듣고 정 집배원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는 오히려 "누구나 하던 일인데 뭐가 대단하냐"고 되물으며 오히려 쑥스러워 했다는 전언이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일하는 모습에서 집배원들의 근무태도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집배원은 영월우체국에서 매년 여름철에 추진하는 '지역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농산물 공급팀장으로서, 지역농민들이 농산물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도록 애쓰는 등 평소에도 지역주민들의 벗이자 도우미로서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다. 그는 지난 7월에는 우정사업본부에서 선정하는 '자랑스러운 우정인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의 수호천사= 경북 울진군 평해우체국에 근무하고 있는 이칠봉 집배원은 온정면 지역주민의 수호천사로 불린다. 이 집배원은 지난 8월 21일 오후 6시경 평소와 다름없이 온정면 덕인 2리에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었다. 그런데 항상 자신이 올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홀로 사시는 91세의 이 할머니는 집배원 이씨를 항상 친자식처럼 반가워하곤 했다. 불길한 예감이 든 이 씨는 즉시 집안으로 달려갔다. 부엌 문을 열어보니 할머니가 안타깝게도 쓰러진 채 숨져있었고, 같이 살던 61세 아들도 이미 이승을 뜬 상태였다.

이 집배원은 즉시 울진경찰서에 연락했으며, 얼마 후 도착한 경찰관에게 사후 처리를 부탁한 다음 우편물을 배달해 고인의 시신이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 집배원은 우편물을 수취함에 넣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연세가 많으신 분들께는 안부도 전할 겸 늘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지난 5월에도 우편물 배달중 경운기 짐 칸에 깔려 사경을 헤매고 있던 농촌 마을주민을 구조해 이 마을에서는 '수호천사'로 통한다.

이 집배원은 야간에는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 많은 봉사활동을 벌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8월4일 '자랑스러운 온정면민'에 선정돼 백암온천 축제시 승화봉송 주자로 뽑히는 등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표로 어머니 환갑선물 사고 싶어요= 지난 8월 27일 충북 괴산 증평우체국장 앞으로 한 통의 낯선 편지가 배달됐다. 편지의 발신인은 자신을 "젊은 시절 한 순간의 잘못으로 죄인이 돼 광주에서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옥바라지로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환갑에 맞춰 조그만 선물을 해드리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편지 발신인은 "사회생활하면서 가끔 인터넷으로 우체국 쇼핑몰을 이용하던 것이 생각나 그동안 어머니께서 영치금으로 넣어주신 돈을 아껴 우표를 구입했다"며 "구입한 우표로 현금을 대신해 증평우체국에서 공급하는 증평 인삼한과 한 상자를 어머니 환갑 선물로 드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편지를 읽은 박종영 증평우체국장과 우체국 직원들은 합심해 마련한 인삼한과와 회갑축하 꽃다발을 배달했고, 수감자가 보내온 우표는 다시 돌려보내 어머니에게 편지 쓰는데 사용하도록 배려했다.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은 이 사연을 전해듣고 격려편지와 함께 회갑선물을 보냈고, 경기 부천 배달우체국은 믹서기, 그릇세트 등을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으로 구입해 수감자의 누나에게 전달했다.


지역사회의 버팀목= 젊은 인구의 도시로의 이전이 가속화되고, 빈부 격차의 확대로 지방에 사는 노년층은 공공서비스의 혜택에서 갈수록 소외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편적 서비스인 우편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체국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주민들을 늘 만나는 집배원들은 외부의 소식을 전달해주는 정보원이며, 자칫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소외계층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삶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 새롭게 자리매김되고 있다. 

산간지역에 근무하는 집배원들은 우편물 배달 외에 주민들의 전기ㆍ수도 공사를 해주기 위해 연장을 들고 다니며, 일손이 딸리는 농번기에는 우체국직원들이 전부 나서 농삿일을 거들기도 한다고 한다. 도시에 사는 직원들은 부모님의 안부가 걱정돼 매일매일 집배원을 보내 부모님 댁을 방문토록하기도 한다.

이 같은 국민들의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3월 전국 1만6000여 명의 집배원으로 구성된 '집배원 365봉사단'을 발족시켜 운영하고 있다. '집배원 365봉사단'으로 활동하는 집배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화재진압, 산불예방, 수해복구 등 지역주민의 안전과 도우미 역할을 다하는 등 지역주민에게 빛과 소금 같은 존재로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정경원 우정사업본부장은 "박봉과 어려운 근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집배원을 비롯한 우체국 전 직원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우리사회의 소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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