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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의 암운 범여권, 내년 총선이 더 걱정

최종수정 2007.12.12 11:37 기사입력 2007.12.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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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이 대선패배라는 암울한 터널 속으로 빠져들면서 내년 총선 전망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선 D-7일을 남겨둔 현재 주객관적 상황을 종합해볼 때 범여권이 과거와 같은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사태 이후 대선 레이스 내내 부동의 1위를 고수해온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당내 경선 그리고 범여권의 치열한 검증 공세 등을 가볍게 뛰어넘어 대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게임오버'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인수위 구성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 후보는 40% 중반의 지지율로 2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최대 30%까지 나는 상황이지만 내심 50% 이상의 지지를 얻는 압승을 꿈꾸고 있다. 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과반 대통령이 탄생할 경우 이 후보는 단순한 대선승리가 아니라 차기 정권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 기반 마련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도 매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범여권의 상황은 한마디로 지리멸렬이다.

참여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민심이반 탓에 범여권의 대선 전략은 올해 초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면서부터 삐걱거렸다. 범여권 선두주자였던 고건 전 총리의 급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이어 열린우리당의 틀을 해체하느냐 유지·보수하느냐의 문제로 6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지난 8월 천신만고 끝에 대통합민주신당이 출범했지만 '도로 열린우리당', '잡탕정당', '대선용 급조정당'이라는 세간의 혹평을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이후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도 감동은커녕 걸핏하면 부정동원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10월 중순 정동영 후보를 이명박 대항마를 내세운 신당은 이후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는 물론 BBK 의혹 등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을 통해 대반전의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워왔다.

하지만 지지율 정체 현상은 풀리지 않았고 11월초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등장으로 지지율이 한 계단씩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범여권 진영은 단일화 추진에 속도를 냈고 일부 성과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단일화라는 대원칙에 합의하고도 시기와 방식 등 구체적인 각론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실패했다. 내년 총선을 둘러싼 정파간 의견 차이가 단일화 성사의 최대 걸림돌이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정설이다. 물론 아직까지 후보간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의 극적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매우 희박해 보인다.

범여권이  이명박 후보의 초강세 속에 단일후보조차 성사시키지 못하고 대선에 패한다면 이후 책임공방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 측에서는 문국현, 이인제 후보가 단일화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한 가능성이 높고 문, 이 후보 역시 참여정부 국정실패가 주 원인이었다면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범여권으로서는 답답할 만도 하다. 국민의 절반 이상은 이명박 후보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를 신뢰하지 않고 있지만 기대했던 BBK 후폭풍은 불지 않고 있다. 이 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50%에 육박한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범여권으로는 대선보다는 내년 4월 총선이 더 걱정이다. 표면적으로는 대선 막판 대역전극이 가능하다고 장담하지만 내부 분위기는 불투명한 총선 전망 쪽으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신임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수행 지지도를 감안한다면 최악의 경우 지난해 5.31 지방선거와 유사한 결과도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당시 범여권 텃밭인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 영남권, 충청권 등을 싹쓸이하는 사상 초유의 압승으로 지방권력을 장악했다.

이러한 결과가 재현된다면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에서 최소 과반 의석 확보는 물론 최대 200석에 이르는 단독 개헌의석까지도 넘볼 수 있다. 이는 범민주개혁진영이 가장 우려하는 결과로 한국정치에서 '보수 vs 진보'의 경쟁구도가 완전히 무너지고 일본과 같은 보수독점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다. 역대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거머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범여권이 어떠한 원칙과 명분으로 내년 총선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지 국민들의 눈은 이미 대선 이후를 주시하고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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