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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감원, 혹떼고 나니 시원한가

최종수정 2007.12.12 11:39 기사입력 2007.12.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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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이래저래 골치를 썩이던 삼성 비자금 관련 조사라는 혹덩어리를 떼버렸다.

마음에 없는 염불하듯 이를 3주간이나 붙잡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했던 금융검찰은 결국 진짜 검찰한테 관련 자료를 압수당하는 데 성공(?)하면서 이번 사태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게 됐다.

사법적인 수사권은 없다지만, 금융 계통에 대한 조사에서는 저승사자로 불리는 금감원. 그러나 이번 삼성 비자금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시종일관 무력한 모습만 보여 온 게 사실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금감원은 시종일관 '검찰 요청시 조사'라는 단서 조항을 내세우며 미적거렸다. 여론의 화살이 무더기로 날아오자 마지못해 지난달 말에서야 조사에 착수했지만, 수 주간 시간만 끌었을 뿐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금감원이 내놓는 한계성에 대한 설명도 이해는 간다. 아무리 전문가들이라지만 조사 대상자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거나 아예 퇴사 후 종적이 묘연하다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금감원의 대응 방식이다. 적어도 금융감독기구로서의 책임 의식이 먼저 앞섰다면 시작부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사건의 조사에 임했어야 한다.

금감원은 작년에도 경찰이 우리은행의 삼성그룹 직원 계좌 불법조회 사건과 관련, 협조를 요청하자 검찰도 나서지 않은 사건이라며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올 들어 금감원은 유난히 '선제적'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삼성 비자금 문제에 대해서만은 슬로 모션에 가까운 굼뜬 모습을 보인 건 무엇 때문인가.

금융검찰도 혹시 상대를 봐가며 검찰 노릇을 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안승현 기자 zirokool@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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