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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앙드레김, 김영세 & 해리포터

최종수정 2020.02.12 13:14 기사입력 2007.12.1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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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하면 앙드레 김을 떠올립니다. 그는 요즘 패션뿐만 아니라 골프웨어와 아동복, 선글라스, 가전제품, 화장품,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가능성을 넓혀주고 있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로서 명성과 디자인의 차별성, 프리미엄 이미지를 끌어올리며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는 셈이죠.
그의 패션디자인 인생은 올해로 45년을 맞았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170여회의 패션쇼를 개최하며 패션디자이너하면 앙드레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왔습니다.

그는 2006년 가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서 패션쇼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그의 패션쇼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석조 건축물인 앙코르와트에서 가졌다는 점에서 당시 전문가들은 많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천년고도인 경주와 크메르 왕조의 유산인 앙코르와트를 축으로 과거와 현재의 교감, 두 왕조가 발산하는 동양적 매력에 대한 해석을 담은 패션쇼였기 때문입니다.

그가 이처럼 한국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인정받게 된 이면에는 그만큼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노력과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왠만한 조찬모임에 가면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는 열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왜 이런 모임에 왔을까 의아해 할 정도로 그는 맨 앞좌석에 앉아 경청하며 메모합니다. 그의 경쟁력과 상상력이 이런 노력 때문에 나온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앙코르와트 패션쇼를 마친 후 그런 상상력이 어디서 나오느냐고 질문하자 그의 대답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심이 자신을 있게 한 것 중 80%라는 대답이었습니다.

김영세씨는 우리나라 산업디자인계의 구루(GURE-지도자)로 통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실리콘 밸리 산업디자인계에서도 마찬가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986년 단 두 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이노디자인은 현재 한국과 중국, 미국에 지사를 거느린 글로벌 디자인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그의 신화는 메모 한 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12억짜리 냅킨 한 장"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습니다. 외국출장길 비행기속에서 냅킨에 옮겨진 아이디어는 지갑이나 가방 속에 들어 있다가 결국 서재의 책상위에 차곡차곡 쌓인다고 합니다. 이런 메모들은 마치 원석으로부터 보석이 연마되듯이 디자인으로 점차 빛을 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책상을 가득채운 그의 메모들은 그가 경영하는 이노디자인의 20년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를 때면 식당의 냅킨에서 이면지까지 가릴 것 없이 스케치로 뒤덮인다고 합니다. 그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디자이너들에게 "평생을 바칠 열정이 없다면 차라리 시작하지도 말라"는 말을 즐겨 씁니다. 그래서는 그는 No란 단어대신 Yes나 Why not?이란 말을 자주 씁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사람은 적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을 향한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적극적인 기질입니다. 그는 디자이너의 영역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는 디자인 영역은 땅속에 있는 원석을 갈고 닦는 것에 비유합니다. 땅속의 원석을 캐내어 갈고 닦아 보석상 진열대에 올려놓는 것과 같다는 얘기입니다. 디자인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해야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영국에 조너선 아이브라는 산업디자이너가 있습니다. 그는 해리포터의 저자 J.K 롤링을 제치고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예술인으로 선정도기도 했습니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디자인이 그만큼 떠오르는 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적지 않은 국가들이 디자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젠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는가를 따지는 "Made in......."이란 말 대신에 "Designed by......"라고 표현될 만큼 디자이너의 존재이유가 확실해진 셈입니다.

이렇듯 디자인은 제조업의 보조적인 역할을 넘어 이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인력부족 등으로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국이나 일본처럼 디자인 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전경련이 얼마 전 디자인 발전방안 국제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선 디자인 정책을 총괄할 디자인청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디자인 경쟁력=국가경쟁력이라는 함수를 다시 생각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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