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다섯 명의 대선 후보들은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 대운하 정책· 도덕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 후보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포문을 연 사람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였다.
문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얘기하면서 "만리포의 아름답던 백사장이 이제 죽음에 검은 사막으로 변했다. 이런 일이 한강에서, 낙동강에서, 경부운하에서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 후보의 대운하 정책을 비난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이에 가세했다.
이 후보는 모두 발언을 통해 "무능한 세력에서 부패한 세력으로의 정권 교체로는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위장 취업, 위장 전입, 탈세 경력이 있는 후보는 절대 안 된다"며 이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이 같은 이 후보에 대한 공격은 '교육개혁과 사교육비 절감 대책' 토론에서 극에 달했다.
이 후보가 첫 주자로 "교육 평준화가 전체적인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 공교육 정상화 ▲ 수능과목 축소 ▲ 영어 사교육비 해결 ▲ 대학교육의 자율화 등을 주장하자, 각 후보들은 기다렸다는듯 반론을 쏟아부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탈세까지 하는 대통령이 있는데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 생각을 접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정책"이라며 가시 돋친 발언을 내뱉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이 후보의 자사고 100개를 만들겠다는 주장과 사교육비 절감 주장은 상존할 수 없다. 거짓말이다"고 비판했고, 이회창 후보 역시 이 후보의 3불제 폐지와 본고사 관련 발언을 거론, "처음에 한 이야기와 뒤에 한 이야기가 다르다"며 일관성 문제를 지적했다.
사회자가 직접 나서 "이번 토론회 시간은 후보들 개인의 시간이 아니라, 국민들의 시간"이라며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경고를 주기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 같은 반론을 예상했다는 듯 여유있게 대처하며, "(저의) 교육 정책을 자세히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1차 토론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토론 내내 평정심을 잃지 않은 채 여유 있게 대응해 갔다.
다른 후보들이 위장 취업, 위장 전입, 거짓말 후보 등의 의혹을 제기할 때면, 웃으며 "정책 대결을 안 하고, 네거티브에만 너무 치중하는 것 같다"고 대처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이 후보는 또 "정치꾼은 진실을 거짓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며 공세를 퍼붓는 후보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1차 토론회 때 팔을 등받이에 걸치고 앉고, 다른 후보의 발언에 끼어드는 등의 거만한 모습도 사라졌다.
한나라당 측에서도 "이명박 후보가 단연 돋보였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토론회가 끝난 후 즉각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가 단연 돋보였다. 교육에 대해 오래 고민하고 준비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경제 대통령 뿐 아니라 교육 대통령의 모습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역시 졸속후보였다. 급조한 허점투성이, 모순투성이의 공약만을 제시하면서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왜곡하여 근거 없는 비판을 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도 정책보다 네거티브에 치중하는 후보들이 안타까웠다"고 비난했다.
윤종성 기자 jsyoon@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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