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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브리핑] 한은, 채권금리 상승을 용인하다

최종수정 2007.12.12 10:59 기사입력 2007.12.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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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증권 최석원 채권전략팀장

지난 주말 12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시장금리가 다시 한번 크게 올랐다. 이제 3년만기, 5년만기 국채금리는 각각 6%를 넘어섰다. 은행채 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고, 이를 쫓아 공사채, 회사채 금리도 상승 중이다. AA- 등급 우량회사채 금리는 6.8%를 넘어 7%로 향하고 있다. 

금통위 이후 금리가 오른 것은 한국은행 총재가 보여준 채권시장 혼란에 대한 강경한 입장 때문이었다. 이성태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거의 일방적으로 국내 금리를 끌어올릴 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11월 중순 이후 채권시장이 극도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열린 통화정책 회의라 시장참가자들은 시장을 안정시킬 만한 입장 표명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상황은 반대로 흘러갔다.

사실 기자간담회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전일까지의 혼란으로부터 조금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었다. 보통 회의 때보다 이른 시간에 4개월 연속 정책금리 동결을 발표한 데다, 조금 먼저 나온 국내외 경제에 대한 평가에서 성장 둔화 위험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을 예상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의 금리 상승은 경제적인 논리로 설명 가능하며, 그렇기 때문에 별다른 안정 조치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상당 기간 올해 상반기보다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덧붙였다. 취약해져 있는 채권 매수 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매도 심리를 굳게 만들 만한 발언이었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채권시장 혼란의 원인을 두 가지로 요약했는데, 이 두 가지 원인이 안정을 되찾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우선 국내적 요인인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쏠림, 그리고 은행들의 자금 부족이 조정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고 봤다. 또한 최근 불안감을 증폭시킨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 나타난 금리 상승이 향후 자금 흐름상 쏠림 현상과 은행의 규모 경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 지금의 현상은 자금 흐름에 대응하지 못한 은행들 문제에 통제할 수 없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겹쳤으므로, 정책적으로 대처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물론 현재 상황이 국내 채권시장을 패닉 상태로 빠뜨리거나, 실물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될 경우 개입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 영향을 감지할 수 없거나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개입보다 시장의 자동 조정 기능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한국은행 생각인 듯 하다.

한국은행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채권시장에서는 여러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발언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정을 훼손하는 발언을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었겠냐는 평가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책당국의 입장이 분명해졌고, 이 때문에 채권시장은 조금 더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기능을 거친 안정이 더 탄탄할 테지만, 아직은 채권 투자에 있어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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