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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죽교를 만지는 감격...[개성관광단 동행기]

최종수정 2007.12.06 07:43 기사입력 2007.12.0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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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시내에 위치한 통일관. 13첩반찬으로 유명하다
5일 새벽 6시 서울 안국동 현대빌딩 앞. 두터운 옷차림의 관광객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개성관광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현대아산이 주최하는 이번 개성관광에는 실향민을 포함한 333명의 관광객들이 참여해 감격스런 첫 스타트를 끊었다.


◆관광객들 ‘감개무량’, 착잡한 심정 토로하기도

남측출입사무소와 북측출입사무소를 차례로 거쳐 개성공단에 도착했다. 남측 출입사무소인 도라산CIQ에서 개성까지 채1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다.

북측관계자들이 “반갑습네다”를 연발하며 최고령 관광객 김윤경씨(88세)의 목에 환영의 꽃다발을 걸어주는 것으로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됐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북측에 “협조에 감사드린다”라는 말로 덕담을 건냈고 명승지 종합개발 지도부 장우영 총국장은 “개성관광이 시작돼 매우 기쁘다”라고 답했다. 

여행코스는 박연폭포를 거쳐 관음사와 통일관, 개성시내에 위치한 선죽교와 고려박물관으로 이어졌다. 나이가 지긋한 몇몇 관광객들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고향이 개성에서 조금 떨어진 ‘중면’이라는 김경태(81세)씨는 “57년만에 개성을 찾았다. 고향을 방문한다는 설렘에 밤잠을 설쳤다"며 감격해했다. 

관광객들은 북한의 생활상을 직접 접한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예산문화원에서 향토사를 연구하는 이수(83)씨는 “예전의 우리나라를 보는 것 같”며 “버스에서 북측 가이드가 개성의 학교를 가리키며 ‘남한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북측에선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말했을 때 씁쓸한 웃음이 났다”고 말했다. 

이민호(72)씨도 “겨울이라 땔감으로 다 써버렸는지 나무도 없고.. 도시가 전체적으로 삭막했다”며 “고향을 떠났을 당시와 너무 많이 달라져 보는 내내 착잡했다”고 말했다. 


◆북한주민의 일상생활 엿볼 수 있어

개성을 상징하는 것이 여럿 있지만, 그 중 으뜸이 선죽교다.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에 맞서다 철퇴를 맞고 죽었다는 고려의 충신 정몽주의 기개가 서린 선죽교. 화강암으로 돌다리 한 쪽에 핏기처럼 붉은 무늬가 섞인 돌 조각이 있어 관광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직접 만져보아도 붉은색 물감을 칠한 것 같지는 않았다. 

'어떻게 1000년 가까이 핏기가 서린 돌이 여기에 있을 수 있을까' 하며 신기해 하는 사이 안내원은 "여러분 놀라셨죠? 솔직히 말해 저 돌은 언젠가 사람들이  정몽주가 흘린 피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새로 갖다가 짜맞춘 것입네다'"라고 설명했다.   

개성시내 한복판에 있는 ‘통일관’에서 북한식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담백한 북한식 식사가 한껏 입맛을 당겼다.

개성관광이 의미있는 것은 북측이 사진촬영과 코스 이탈을 엄격히 통제하기는 하지만 북한주민의 일상생활을 조금씩 엿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위대한 선군정치 만세’, ‘조선로동당 만세’등과 같은 선전문구가 내걸린 광장을 바쁘게 오가는 주민들, 교복을 입고 뛰어다니는 어린이들. 머리를 깎는 ‘리용실’, 야채가게, 국수가게 등 북한을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다. 

제한적이나마 북측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다. 이번 투어에 참가한 북측의 한 관계자는 “요즘 남한에서는 뭐가 화제냐”고 묻고 기자가 소지한 노트북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남한이 대선을 잘 치르고 개성공단도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하기도 했다. 

개성과 작별을 하고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남측으로 돌아오는 길. 관광객들마다 "당일코스여서 짧다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강산과 달리 개성은 북한 주민들과 떨어져있지 않아 통제가 힘들기 때문에 (북측이) 남한 관광객의 숙박을 허가하지 않는다”며 "당분간 당일로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행이 끝난 뒤 윤 사장은 “음식 등에 부족한 면이 있어서 개선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점점 좋아질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기자는 전후세대로 북한 방문이 처음. 고려의 수도 개성 구석 구석을 돌아본 것 외에  '남북한의 생활 격차', '민족 공존공영', '통일' 등 말로만 듣던 남북한의 화두들을 뼈 속 깊숙히 느끼고, 고민하게 한 하루였다.  

개성=강미현 기자 grobe@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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