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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사건 지휘 수장, 김경준 메모에 '울컥'

최종수정 2007.12.05 15:05 기사입력 2007.12.0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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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주가 조작' 사건을 일선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 최재경 부장검사가 '울컥' 했다. 한 시사주간지를 통해 공개됐던 김경준씨의 '검찰 협박 메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면서다. 

5일 오전 이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 뒤 김홍일 3차장 검사는 이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12명의 검사를 모두 배석시킨 채 기자들과 일문 일답 형식의 간담회를 가졌다.

수사 기간동안 매일 1차례씩 진행된 브리핑에서 "계속 수사가 진행 중이다"라는 말만 반복했던 김 차장검사는 이날 그간의 침묵에 항의라도 하듯 검찰의 결론을 뒤받침하는 수많은 증거들을 쏟아냈다. 

좀 더 세세한 내용을 묻는 질문에 수사를 직접 담당했던 후임 검사가 나서려 하자 "이거, 나도 설명할 수 있는데…"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 부장검사가 나서게 된 것은 김경준씨가 어머니와의 면담 당시 건넸다는 이른바 '검찰 협박 메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뒤였다. 김 차장 검사가 자리를 건넸다. 

최 부장검사는 "수사 기간 100% 내내 '너 이렇게 불어라'라고 수사하지는 않는다"며 "중간 중간 지내오면서 인생에 관한 얘기, 꿈, 희망, 좌절, 절망, 그런 얘기를 다 하는 사이가 되는데 느닥없이 메모가 툭 튀어나오니까 황당하다"고 말해 김씨에 대해 서운함(?)을 토로했다.

최 부장검사는 또 "검찰이 수사를 잘하려면 피의자와 형제나 친구처럼 돼야 한다고 배웠다"며 "미국에 부인과 누나에게 통화하도록 해주고 굉장히 폭넓게 (배려를) 해줬다"고 말하는 등 김씨에게 느낀 배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최 부장 검사는 "김씨가 송환 직후부터 자기 형량 문제에 대해 굉장히 관심을 갖고, 뭘 좀 해보려 하는 게 있었다"면서 "김씨가 스스로를 '장사꾼'이라고 부르며 수시로 형량 협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감형 시도에 대해 최 검사는 김씨가 미국과 한국의 제도적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던 김씨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미국의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제도를 이번 사안에 적용하려 했다는 것. 플리바게닝이란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가벼운 범죄로 기소하거나 형량을 낮춰 주는 제도로 우리나라엔 해당사항이 없다. 

최 부장검사는 "언론이 이런 보도를 한다면 반대 당사자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분명히 짚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장검사는 김 차장 검사에게 자리를 내주며 "차장님이 열받지 말고 흥분하지 말라고 그랬는데…"라고 뒷말을 흐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애써 누그려 뜨렸다. 

유병온 기자 mare8099@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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