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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파도소리도 '동안거' 따라드네

최종수정 2007.12.05 11:15 기사입력 2007.12.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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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바닷가 절집-쉬고 쉬고 쉬어가는 휴휴암과 죽도암

   
쉬고 또 쉰다는 뜻을 가진 휴휴암(休休庵)은 고즈넉하면서도 운치있는 절집이다.

동해의 쪽빛 바다는 사시사철 언제 찾아도 낭만과 운치가 있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겨울바다가 무척 그리울 때가 있다.

언제나 흰 포말을 토해내는 파도와 한적한 포구마다 오징어 말리기가 한창이고 해변에서 갈매기떼들이 노니는 풍경은 겨울바다만의 멋스러움이다.

그중에서도 겨울 낭만 가득한 바닷가 절집은 각별한 감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파도소리뿐인 한적한 바다와 고즈넉한 절집이 어우러진 정취는 겨울바다의 쓸쓸함을 한 순간에 잊게 만든다.

가장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자랑하는 동해안 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겨울 낭만이 가득한 절집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강원도 양양의 7번 국도변에는 법당에 앉아 문을 열면 바다가 품속으로 파고 들 만큼 운치있는 절집들이 많다.

2005년 산불로 홍역을 치르고 난 후 다시 천년고찰의 모습을 찾고 있는 낙산사 홍련암을 비롯해 휴휴암, 죽도암 등이 감탄사가 터져나올 정도로 주변풍광이 아름다운 바닷가 절집들이다.

   

휴휴암은 물고기도 쉬고, 갈매기도 쉬고, 사람도 쉬고, 부처도 누워서  쉬어 가는 절집이다.  세상사 번잡한 마음을 파도소리 들어며 절집에 묻어둘만 하다.   


◇쉬고 쉬고 또 쉬어가는 절집, 휴휴암
겨울바다 절집을 찾아 나섰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강릉 입구에서 속초방향으로 7번 국도를 따라 약 20여분 달리면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바닷가 절집을 만난다.

쉬고 또 쉰다는 뜻을 가진 휴휴암(休休庵)이다. 미워하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 시기와 질투, 증오와 갈등까지 삼라만상의 번뇌를  쉬는 곳이란다.

휴휴암에 들어섰다. 바닷가 절벽에 높은 단을 쌓고 세워진 절집은 조용함과 동해의 절경이 어우러진 경관이 그만이다.

   
휴휴암 연화대에 있는 발바닥 모양의 바위가 신비롭다.

1997년 묘적전이라는 법당 하나로 창건된 암자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다. 99년 바닷가에서 누운 부처 형상의 바위가 발견 되면서 유명해져 불자들의 발길이 늘었다. 그래서 당초 묘적전 한 채이던 것이 비룡관음전, 요사채, 종무소, 종루 등이 들어섰다.

묘적전에서 바닷가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서면 절집에서 가장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철책문을 열고 나서면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100평 남짓한 너럭바위인 '연화대'가 나온다. 연화대로 내려서자 절집을 명소로 만든 해수관음 와불상이 절벽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해수관음상이 감로수병을 들고 연꽃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이라는 게 절집 사람들의 설명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관음보살이 편히 누워 쉬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연화대 곳곳에는 기어가는 모습을 한 거북바위를 비롯해 발가락이 선명한 발 모양 바위, 여의주바위, 얼굴바위, 물고기바위 등이 흩어져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이곳에 서 있노라면 몸과 마음이 평온해지며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화대 앞 바닷물은 바다 속까지 훤히 드려다 보일 만큼 맑고 깨끗하다. 그렇게 맑은 물에 수백마리의 물고기들이 지난 3월부터 8개월째 떼를 지어 노닐고 있는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이다.

   
법당에 앉아 문을 열면 바다가 품속으로 파고 들 만큼 운치있는 절집인 죽도암.  
◇파도소리에 송죽이 화답하는 죽도암

휴휴암을 나와 속초방향으로 5분여 달리자 사시사철 송죽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죽도에 보석처럼 숨어있는 죽도암을 만난다.

죽도암에 이르는 바닷가에는 한여름에는 보기 어려운 갈매기떼들이  해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풍경이 겨울바다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휴휴암이 제법 규모가 있는 암자라면 죽도암은 소박하고 조용한 절집이다. 절집이 바다쪽으로 향해 있어 외지인들은 그곳에 암자가 있으리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절벽위로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진 길을 따라 들어서자 파도소리와 송죽 스치는 소리가 묘한 화음을 연출한다.

비구니 스님 한 분만이 지키고 있는 죽도암은 앞마당 바로 뒤가 푸른 동해바다다. 태풍이라도 몰아치면 이 마당까지 바닷물이 들이칠 정도로 가깝다. 마당 안쪽의 요사채 현관까지도 물방울이 튄다.

   
죽도암 바닷가 해변에는 오징어를 말리는 풍경과 날개를 접고 휴식을 취하는 갈매기들 천국이다.
죽도암 앞바다는 온통 기암괴석들로 가득차 있다. 흔히 보지 못하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거대한 바위들이 얽히고설켜서 이국적인 느낌마저 풍긴다.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가 있는가 하면, 딱히 뭐를 닮았다고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묘한 형상의 바위들도 있다.

이끼긴 절벽위에 고즈넉하게 앉아 있는 죽도암의 관음전은 파도가 바위들을 핥으며 흰 포말을 만들어내는 것을 무심하게 지켜보고 있다.
죽도암을 나서니 파도소리는 점점 더 커진다. 눈으로 찾았던 절집에 마음만 가득 남겨놓고 떠나는 발걸음이 아쉽다. 
 
양양=글ㆍ사진 조용준기자 jun21@

◇여행정보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타고 가다 강릉진입전 현남IC를 나와 좌회전 해 속초방향 7번 국도를 이용. 남애항을 지나면 휴휴암과 죽도암이 이어지고 하조대, 쏠비치 리조트로 연결된다.  

▲먹거리=수산항의 수산횟집(033-671-1580)은 사골국물로 육수를 만들어 맛을 낸 물회(1만원)가 일품이다. 휴휴암 부근에 있는 갑산 메밀 국수(033-671-1833)는 할머니의 손맛에서 뽑아낸 쫄깃한 막국수 맛이 별미. 

   
달빛에 물든 양양 대명리조트 쏠비치 전경
▲잠잘곳=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은 쏠비치 호텔&리조트(1588-4888)가 있다. 우리나라인지 헷갈리 정도로 지중해 연안의 고급 리조트를 연상케한다. 최근 개장한 특급호텔인 라오텔은 객실에서 동해나 아름다운 설악산을 조망할 수 있다.

▲볼거리=일출 명소로 유명한 하조대를 빼놓을 수 없다. 기암절벽 노송 사이로 솟아오르는 일출이 장관. 아름다운 항구로 손꼽히는 남애항과 한계령, 오색약수, 의상대 등도 찾아볼 만 하다. 
   
남애항의 한적한 포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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