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왜 하필 계란을 던질까

최종수정 2007.12.04 13:15 기사입력 2007.12.04 13:14

댓글쓰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지난 3일 경기도 의정부 유세에서 스님복장을 한 중년남성으로부터 계란세례를 받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에 앞서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똑같은 봉변을 당했다.

정치인의 계란세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페인트계란), 전두환 전 대통령, 정원식 전 국무총리(계란과 밀가루), 정형근 의원(계란), 장세동 전 의원 등 셀 수 없다. 

피해자들의 반응도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는 웃고 넘겼지만 다른 정치인들은 정치테러라고 규정하고 엄벌을 요구했다. 정원식 전 국무총리건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다.

계란세례 혹은 계란투척의 유래는 서양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계란세례는 모욕을 주고 수치심을 가지라는 의미다.  영어로 egg on one's face는 '체면을 구기다 또는 망신을 당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실제로 서양에서는 성난 시민, 군중들이 부도덕하거나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19세기 미국에서는 공연장, 극장에서 배우의 연기가 형편없을 때 관객들이 객석에서 아유와 함께 계란을 던진다. 기독교 용어인 세례가 포함된 탓에 부활절에서 유래된 설도 있다. 

부활절에는 계란을 주는 데 계란이 부활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던진 계란을 맞고 회개하고 새로 태어나라는 의미도 된다. 유럽에서 시작해 미국에서 꽃을 피운 할로윈데이에서도 계란던지기라는 놀이가 있기도 하다. 

그런데 왜 하필 계란일까. 일반적으로는 "벽돌이나 딱딱한 물체를 던지면 심각한 부상을 줄 수 있어서" "충격은 별로지만 치욕은 커서" "죄가 크지 않기 때문"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계란을 던지는 것은 범죄행위다.  미국의 경우 할로윈데이 때 아이들이 지나가는 차량에 날계란을 던져 사고가 빈번하자 이를 엄벌에 처하고 있다.  게다가 계란은 보기와 달리 심각한 부상을 줄 수도 있다. 

영국의 응급의학저널에 따르면 계란에 눈이 맞아 잘못되면 실명 위험까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한해 안과를 찾은 1만8000여명의 환자 가운데 계란에 눈이 맞아 찾아온 환자는 13명이었다.  

이 가운데 1명은 통원치료를 받았지만 12명은 실명, 망막상실 등 중상이었다고 한다.  미국 안과의사협회의 리차드 벤싱어 박사는 "계란던지기가 웃을 일이 아니라 비극이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치인 등을 향한 계란투척은 사안에 따라 엄벌로 다스려진다.  이회창 후보에게 계란을 던진 사람은 불구속으로 풀려났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페인트계란을 던진 70대 노인은 징역 8개월을 선고 받기도 했다. 

대선의 계절, 대선후보에게 불만이 있다면 유권자의 가장 큰 무기인 표로 보여 주면 된다.  대선후보들도 그러한 행위가 발생했을 때 강경하게 대처해야 재발이나 모방행위를 막을 수 있다.  

암탉이 매일 힘겹게 나은 계란이 인간에게 알찬 영양분이 돼야지 몹쓸 범죄도구로 사용되는 모양새는 더더욱 안좋다. 

이경호 기자 gungho@newsva.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