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 지역 일대는 교통이 마비될 만큼, 많은 지지자들이 모이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와 다름없이 로고송과 함께 율동으로 몸을 녹인 이 후보는 유세가 시작되자 "그 동안 상수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고생 많으셨죠. 제가 대통령이 되면 상수원지를 옮기겠다"면서 "그렇게 되면 수도권 사람들은 더 맑은 물을 마실 수 있게 될 것이고, 지역 주민들은 재산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공약을 발표했고, 지지자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이 후보는 지지자들의 성원에 화답이라도 하듯, 추운 날씨에도 열정적인 유세를 펼쳤다.
그 때였다.
유세장 한 켠에 위치한 빌딩에서 앳된 꼬마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빌딩 내 학원을 다니는 듯한 꼬마들 서넛이 장난 끼 가득한 목소리로 "이명박" "이명박"을 외쳤다.
연설 중 들려오는 꼬마들의 목소리에 이 후보는 연설을 멈춘 채 꼬마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 후보는 꼬마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너네도 세상이 걱정되나 보구나.. 이 아저씨가 내년부터 잘 할께. 걱정하지마"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너네들 대학 갈 때는 고생 안 해도 될 거야", "너네도, 부모님도 모두 편안해질 거야", "부모님들한테 꼭 전해줘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꼬마들이 더 큰 목소리로 "이명박"을 외치자, 유세장은 한때 웃음바다가 됐다.
이 후보는 다시 청중을 향해 "오늘 할 말 다 해버렸네…"라며 웃었다.
정말 꼬마들 덕분이었을까.
이날 이 후보의 남양주 유세는 30분도 채 안 걸리며, 지금껏 펼친 유세 중 가장 짧게 속전속결로 끝났다.
윤종성 기자 jsyoon@newsv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