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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테크] "쏟아지는 정보 때론 투자를 방해한다"

최종수정 2007.12.03 11:00 기사입력 2007.12.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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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의 라이프 with 펀드]


어느 날 갑자기 휴대폰이 먹통이 돼버린 적이 있다. 전화도 안 걸리고 받아지지도 않는 것이다. 하루 종일 끙끙대다가 결국 서비스센터에 갔다. 그런데 서비스센터 직원이 버튼을 몇 번 누르니 휴대폰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힘들게 서비스센터까지 찾아온 걸 생각해보니 기분이 허탈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기능이 잘못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간밤에 7살짜리 아들놈이 휴대폰을 가지고 놀다가 저도 모르게 이렇게 만든 것이리라.
 
기술이 발달하면서 휴대폰의 기능이 계속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편리를 위한 것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기능은 때때로 사용자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성인 중 복잡한 휴대폰의 기능들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오죽하면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휴대폰 사용 교육 프로그램까지 등장할 정도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가 때로는 투자를 방해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진득하게 가만히 있었으면 될 것을 단기적인 정보에 함부로 움직였다가 투자에 실패하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언론 등을 통해 쏟아지는 여러 정보가 투자자를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이제는 기능이나 정보가 부족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많아서 어려운 시대인 것 같다. 너무 많은 정보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눈이 멀어지기도 한다. '스틱'(칩 히스ㆍ댄 히스 지음)이라는 책을 보면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나온다. 즉 무언가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타인과의 소통이 더욱 어렵게 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무언가를 안다는 것이 다른 것을 볼 수 없게 만드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한 증권사 직원과 만났는 데 요즘 투자 상담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 투자 정보를 접한 투자자들이 이미 모든 결정을 끝내고 와서는 투자위험이 지나치게 높은 펀드에 단기 가입을 막무가내로 요구하거나 혹은 얼마 안된 펀드를 해지하려고 한단다. 도대체 투자전문가의 설명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도 한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그 보다 '어설픈 정보가 주는 폐해'가 더 큰 것 같다.
 
월가의 영웅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였던 피터 린치는 "진정한 천재들은 너무 이론적 사고에 빠져서 실제로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한 주식의 상태를 영원히 오판하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많이 안다고 해서 투자에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반대되는 정보라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고 자신이 언제든지 틀릴 수도 있다는 여유가 필요하다. 복잡한 정보홍수의 시대,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균형 감각'이야 말로 투자 성공으로 이끄는 필수 요건인 것이다./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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