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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네이버, 빛과 그리고 그림자

최종수정 2007.11.30 11:44 기사입력 2007.11.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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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학생이 가장 신뢰하는 신문은? 

정답은 생뚱맞게도 '네이버신문'이란다. 아무튼 설문조사 결과라고 하니 일단 믿어보자. 기자가 단 한명도 없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어떻게 네이버신문으로 탈바꿈했을까. 붕어빵이나 국화빵에 붕어나 국화가 없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네이버에 기자가 없다는 사실은 아마 어린 학생들한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다. 인터넷상의 네이버 사이트에 접속하면 온갖 뉴스가 넘쳐나니 학생들이 네이버를 종합신문쯤으로 여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인터넷 세상에서 포털의 힘은 엄청나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 상위 랭킹 10위권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 등 포털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특히 네이버의 파워는 참으로 막강하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업력이 10여년 밖에 안됐지만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얼마 전 14조원을 넘나드는 등 KT, LG 등 대기업을 따돌린 바 있다.
NHN은 부동의 코스닥 1위 업체로  29일 현재 시가총액은 13조원에 조금 못미치는 12조9191억원이다.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무려 80%에 육박한다. 2003년 말 50%대에 머물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2004년 들어 60%대로 뛰어올랐고, 2005년에 70%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80%를 넘나들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의 이 같은 고공행진에 대해서는 오히려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이 며칠 전 강연에서 "현재 인터넷은 포털에 갇혀 있다"고 지적한 것은 그야말로 정곡을 찌른 말이다. 그가 네이버 등을 겨냥,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1~2개 포털에 의해 정보유통이 왜곡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린 의미도 곱씹어볼만 하다.
 
포털의 독과점화 현상으로 인해 창의력과 재기가 넘치는 젊은이들이 틈새를 개척하기 어려워 인터넷 무대에서 번번이 좌절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부 포털들이 스스로 인재를 키우기 보다 중소벤처의 고급인력 빼가기에 혈안이 돼있는 것도 비도의적이라는 지탄을 받을만 하다. 포털이 원래의 뜻인 '관문(portal)'이라는 본분을 벗어나 웅덩이나 양어장처럼 정보를 가두고 담아두려 한다면 정보 왜곡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 유학 중인 '벤처 1세대 CEO' 안연구소 이사회 안철수 의장이 지난 29일 일시 귀국, 맹공을 퍼부은 대상도 다름아닌 네이버였다. 안 의장이 "우리는 2003년 1월25일 인터넷 대란 등 국내 보안사고가 터질 때마다 아무 대가없이 국가보안 인프라를 지원했는데 요즘 무료백신을 보급하려는 회사가 비상시에 이런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질타한 것은 이유있는 항변으로 들린다.
 
네이버 등 막강 포털의 위력으로 인해 독과점 폐해가 불거지면서 웹 생태계의 진화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포털이 제공하는 '종합선물세트' 식의 정보는 편의성만을 추구하는 네티즌에 영합하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당장은 편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네티즌이 모든 정보를 포털 안에서 해결하려 함으로써 편식이나 동맥경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네이버의 경우, 블로그 검색과 관련해 자사 블로그를 상위 사이트에 노출시키는 등 다음이나 엠파스에 비해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음이 '오픈API' 정책을 적용해 다른 사이트와의 연계가 비교적 쉬운 반면 네이버는 빗장 뒤에 숨어있는 형국이다.
네이버의 독주를 가로막을 업체는 안타깝게도 국내 기업이 아닌 미국의 구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가진 구글이 작심하고 한국의 포털시장을 공략한다면 네이버도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고민과 두려움도 바로 거기에 있을 듯 싶다. 구글은 이미 글로벌화에 성공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구축한 서버나 네트워크를 제대로만 운영해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국내에서만 활동하므로 막대한 네트워크 비용이나 서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네이버는 지금 막강 파워를 휘두르고 있지만 동시에 위기 대응태세를 갖춰야 할 지 모른다. 네이버는 "네이버에 물어봐"라는 광고카피와 '지식인' 코너 등 특화된 아이디어와 전략을 통해 2003년 포털 1위에 오른뒤 지금도 인터넷 세상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Naver)가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 변신을 서두르지 않는 한 온라인 세상의 진정한 이웃(Neighbor)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동원 부국장 겸 정보과학부장 dwkim@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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