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땜질식 처방이 禍 부른다[경제대국 창조]

최종수정 2007.11.30 10:40 기사입력 2007.11.30 10:40

댓글쓰기

勞도 使도 공감할 비정규직 대안 만들라
기간제한→근로자 파업→회사성장 방해 '악순환'
법개정 시급한데도 정부는 부분적 보완에만 급급


지난 7월1일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5개월이 지났지만 '차별시정을 통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보호'라는 법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에는 기간제(계약직) 근로자가 2년 이상 계약직으로 일하면 사용주는 사실상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고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직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이 합당한 이유 없이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 차별받을 경우 노동위원회를 통해 시정을 요구,임금 보상 등 차별시정 명령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기간제 근로자 고용의 '사유 제한' 등 중요한 조치들이 빠져 비정규직을 보호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법 시행 이전부터 나왔다. 그리고 법의 중심에 있는 상당수의 근로자와 사업주들 역시 비정규직보호법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이에 노동계와 학계는 비정규직법이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기업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조속한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는 중소기업 재정지원책 등 부분적인 보완책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0월 말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7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545만7000명에 비해 4.5% 증가했으며 2003년 8월 460만6000명에 비해서는 23.8%(109만7000명) 늘었다.

그러나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올해 8월 기준으로 전체 비정규직 규모가 861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7만명 늘어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54.2%를 차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올 6~8월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이 50.1% 수준으로 지난해 8월 51.3%보다 더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부와 노동계가 밝힌 비정규직 규모의 차이는 정부가 한시적 근로, 파견ㆍ용역ㆍ가내ㆍ호출ㆍ특수형태 근로, 시간제 근로 등만 비정규직 범주에 넣고 있는 반면 노동계 등에선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장기 임시근로'(308만2000명)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통계청이나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밝힌 비정규직 규모가 차이는 보이고 있으나 그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특히 비정규직법은 시행 단계부터 계약해지와 외주화 등 큰 갈등을 빚는 등 기업의 성장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경제의 근본이 되는 가정경제에까지 타격을 미치고 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은 채용 이후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기간제한 방식을 채택했지만 이로 인해 고용 형태가 더 열악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충분한 검토없이 졸속으로 처리한 법으로 인해 노동자는 물론 기업들까지 죽이는 등 한국경제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 재개정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비정규직법이 계약해지 등 사측의 악용으로 비정규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비정규 근로자들의 파업이 이어지게 되며 이는 회사의 성장에도 방해를 하게 된다"며 강력한 규제입법을 주문하고 있다.

은종 단국대 교수는 "법의 취지는 비정규직의 남용을 막고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는 데 있지만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고용 정책이 없는 상황이다"며 "이 법안을 다시 검토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비정규직법과 관련해 다음 정부의 과제라는 식으로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된 지 4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우선 지켜보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법안을 뜯어고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무관심 속에 KTX 여승무원이나 이랜드-뉴코아, 코스콤 사태와 같은 격렬한 노사분쟁은 계속 일어날수가 있다.

또 최근 서울에서는 1000여명의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비정규투쟁 승리와 비정규 악법 폐기를 위한 서울지역 간부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는 뉴코아-이랜드, 코스콤 등 오랜 기간 동안 비정규직 문제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노동조합의 사안을 걸고 열린 지역파업으로 지난 24일 전북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 주최로 뉴코아-이랜드 사안을 놓고 2000여명의 노동자들이 모여 지역파업을 벌인 것에 이어 두 번째 지역파업이다.

비정규직 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지 않은 이상 이들의 파업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기업 심지어 국민에들까지 그 피해가 돌아가게 될 것이다.

최용선 기자 cys4677@newsva.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