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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남성들, 아내 앞에서 '더 작아져'

최종수정 2007.12.05 10:18 기사입력 2007.12.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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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일본의 남성 샐러리맨들이 '작아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은퇴를 앞둔 일본의 남성 샐러리맨들이 자신에게 닥칠지 모를 황혼 이혼을 피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이혼을 요구하는 부인에게 남편의 연금 중 최고 50%까지 수령할 수 있도록 만든 연금개정법이 지난 4월 시행됐다. 이후 이혼소송은 6.1% 급증했다. 게다가 지난 4월 이래 이혼신청 중 95%가 부인이 제기한 것이다.

결혼 문제 전문가들 말마따나 결혼생활 수십년 동안 괄시만 당했던 부인들이 계산기까지 두드려 가며 이혼에 대해 숙고하고 있는 셈이다.

1962~2006년 일본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은 24~28세였다. 하지만 요즘 젊은 인텔리 여성들에게 결혼이란 '진귀한 사회현상'에 불과하다. 1980년대 대학 교육을 받은 일본 여성의 75%가 29세 이전에 결혼했다. 하지만 지난 20년 사이 결혼을 원치 않는 여성이 전체 여성의 29%로 늘었다.

도쿄가정문제연구소의 이케우치 히로미 카운셀러는 "여성들이 결혼을 원치 않는 것은 남자들만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남자들에게 늦게까지 일할 것을 기대하는 잘못된 기업문화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오카의 중년 남성들이 1999년 결성한 '전국의 맹목적인 남편 협회(NCHAㆍ全國亭主關白協會)'는 가정에 무관심했던 과거를 뉘우치며 늦었지만 변하기 위해 애쓰는 남편들로부터 걸려오는 문의 전화로 눈코 뜰 새가 없다.

NCHA 헌장의 3원칙은 "아내에게 이길 수 없다, 이기지 않는다, 이기고 싶지 않다"다. 협회 이름 중 '맹목적인'이라는 말은 아내에게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NCHA 회원인 이타하시 요시미치(66)씨는 "결혼생활 38년 동안 집에서 한 말이라고는 '밥 먹자', '목욕할래', '자자' 뿐이었다"고 들려줬다. 이타하시씨는 2년 전 난생 처음으로 부인에게 생일 선물을 건넸다. 부인 이타하시 히사노씨는 "60번째 생일에 결혼 이후 처음으로 남편한테서 꽃을 선물 받았다"며 "감동 받았지만 아직 멀었다"고 꼬집었다.

NCHA의 슈이치 아마노 회장은 "일본 가정이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며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정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남편들부터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금 분할이라는 새로운 제도 탓에 일본의 중년 남성들은 아내 앞에만 서면 '더 작아질 뿐'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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