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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세상을 내 손안에 넣는 비결

최종수정 2007.11.26 11:32 기사입력 2007.11.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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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한 철학자와 제자 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 철학자는 제자에게 명령했습니다. 제자에게 내렸던 명령은 자신을 모욕하는 누구에게나 돈을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는 그 철학자가 시키는 대로 자신을 모욕하는 모든 사람에게 돈을 주었습니다. 3년이 지나자 스승은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그대는 아테네로 가서 지혜를 배워도 좋다."

제자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 아테네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또 다른 한 현자를 만났습니다. 그 현자는 성문 앞에 앉아서 아테네를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이 욕설을 들은 제자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현자가 질문했습니다.

"내가 당신을 모욕했는데 왜 웃는가?"

제자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모욕을 당할 때마다 돈을 냈습니다. 지금 선생님은 공짜로 나에게 욕설을 퍼부어 주었으니까요."

그러자 현자가 말했습니다.

"성안으로 들어가시오. 이제부터는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요."

희생과 기도로 남은 인생을 보내기 위해 이집트의 사막으로 간 한 신부는 아테네 철학자와 제자의 이 사례에서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는 큰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신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다른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주 말 저는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 흠뻑 빠졌습니다. 그리스 철학자와 제자의 사례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생각이 같은 선상에 놓여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쓴 하워드 커틀러씨는 미국의 정신의학회와 신경학회로부터 전문의 학위를 받은 후 현재 개인 정신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각을 바꾸는 능력은 삶의 문제에 대처하는데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그리스 철학자와 제자의 사례에 대한 달라이 라마의 생각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건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능력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경험과 비극적인 일도 마음의 평화에 이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일과 사건이 한 가지 면이 아닌, 여러 가지 면을 갖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내 경우를 예로 든다면, 난 나라를 잃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 할 수 있지요. 그것만이 아닙니다. (이하 중략) 따라서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비극적인 경험은 나에게 매우 유익한 것이었습니다. 망명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많이 갖게 됩니다. 망명객이 된 것은 내게 정말 유익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이 책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달라이 라마의 이런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망명중인 달라이 라마(72세) -그는 종교를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입니다. 그를 만난 많은 사람들은 그의 환한 미소와 구김살 없는 표정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그는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이며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고 몇 권의 탁월한 명상서적의 저자입니다. 그는 자기 주위의 모든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드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그는 지난주 일본에서 산케이 신문과 후계자문제와 관련한 회견을 했습니다. 그가 한말의 요지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후계자를 선출하겠다는 것입니다.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가 입적한 뒤 다시 환생한 어린이를 차기 달라이 라마로 선택합니다. 여러 가지 시험과 계시를 통해 어떤 어린이가 진정한 환생자인지를 가려내는 것입니다. 그는 "차기 달라이 라마는 중국 밖에서 환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는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중국 정부가 후계자 선출을 좌지우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티베트 전통을 거스르면서까지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후계자를 선출하려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 그가 후계자와 관련 얼마나 시각을 바꾸고 다른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지 주목됩니다. 이미 중국정부가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는 "우리가 직접 뽑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내에서 유력대선주자들은 "국민성공시대" 와 "가족행복시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대선정국은 국민을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를 염두에 둔 정책대결보다는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네거티브 국면에서 좀체로 벗어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저는 대선주자들에게 달라이 라마처럼 수행자의 경지에 들어갈 것을 권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성공과 행복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흔히들 우리는 성공하면 행복하고 행복하면 성공한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행복과 성공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지도자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교에서는 행복하고 만족스런 삶을 결정하는 4가지 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부와 세속적인 만족, 영적인 성장, 깨달음 등이 그것입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모든 것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의 상태"를 행복의 근원으로 생각하며 노자는 "입을 막고 욕망의 문을 닫아야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인간은 만족을 얻기 위해 탐욕을 갖지만 뜻밖에도 바라는 것을 얻은 뒤에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것이 탐욕의 흥미로운 점입니다. 탐욕의 반대는 무욕이 아니라 만족입니다. 어떤 일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면 그것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국민들에게 물질만능에 기초한 성공과 행복의 방법론보다는 성공과 행복의 가치를 일깨우는 지도자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스의 제자처럼 "이제부터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은 그냥 나오지 않습니다. 아테네에 입성한 제자는 3년 동안 자신에게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었습니다.

"당신은 성공했습니까?",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 "그렇습니다"라는 질문이 나오려면 어떤 리더가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까요? 각 당에서 대표주자로 내보낸 캠프 관계자들의 TV토론회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결정과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가장 좋을 것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올바른 선택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우리가 누리고 싶은 것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이것이 나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가"하는 질문입니다. 이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을 "스위스 철학자와 제자"간의 사례에서, 어려운 상황이 올 때 달라이 라마가 택했던 인식에서 찾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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