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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노대통령의 결단을...

최종수정 2007.11.26 11:30 기사입력 2007.11.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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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재계프리즘]
'정략특검' 법률적 모순...통치권 차원 국가경제 배려 바람직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법이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이후 국회 부결에 따른 임기말 레임덕 현상과 지지율 하락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은 결정이지만 거부권 행사를 통해 '정략특검'은 어떤 식으로든 바로 잡아야 할 의무가 대통령에게 있다. '삼성특검'이 안고 있는 '정치적 게임'을 차치하고도 법률적 모순, 검찰기능 무력화, 경제 위축 등 부정적 영향들을 따져보면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는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삼성특검은 태생적으로 위헌 소지를 내포, 법질서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정성진 법무장관은 국회에서 "삼성특검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비례금지 원칙, 차별금지 원칙에 어긋나고 평등권 침해"라며 "한마디로 법률적 모순 덩어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다수 법조계 인사들도 이미 2003년 시작돼 확정 판결까지 내려진 2002년 대선자금 수사를 다시 진행하는 것은 형평성이나 과잉금지 원칙을 떠나 위헌 소지까지 있다는 정 장관의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항소심에서 모두 유죄로 판결이 내려지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에버랜드CB 사건을 특검이 재차 다루는 것도 검찰의 무력화 더 나아가 사법체계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선례가 된다면 앞으로 특검이 재판에 개입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도 경영권 승계를 원점에서 재수사하겠다는 특검법안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영권 승계 파문 및 안기부 X파일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이미 지난 2006년 2.7 대국민 사과를 통해 8000억원을 조건 없이 사회에 헌납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삼성특검이 대통령 선거 정국과 맞물려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재계도 삼성특검은 정치적 목적의 산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대그룹 총수는 사견을 전제로 "삼성특검은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일부 정치권에서 시선을 끌어야할 시기(대선)에 나온 정치적 산물"이라며 "정치인들이 경제를 살리려 노력해야 하는데 오히려 기업들 망신만 주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재계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삼성특검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삼성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그룹 투자규모는 22조6000억원. 국내 600대 기업투자 총액인 80조원 중 25%를 넘는 규모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내년엔 이보다 많은 25조원을 집행할 예정이었지만 삼성특검으로 최장 125일에 거친 특검수사가 진행된다면 투자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검으로 인한 투자위축은 바로 한국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정치적인 부담을 무릎쓰고라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국가 법체계와 더불어 경제의 흔들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생물(生物)'이라고 한다. 정치인은 자신이 하기에 따라 성공 후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실패 후 재기에 성공하기도 한다. 또 당장은 부담이 되지만 추후 옳은 결정으로 평가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검을 거부한다면 당선 축하금을 받았다는 얘기냐?'등 억지 비판이 두려워 특검을 수용한다면 추후 '나약한 지도자'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재임 5년 동안 탄핵 극복, 남북 정상회담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 삼성특검 거부권 행사 여부는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결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은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과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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