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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호랑이 멸종될 위기

최종수정 2007.11.26 08:27 기사입력 2007.11.2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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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자칫하면 희귀동물을 희생시킬 우려가 있는 정책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호랑이는 멸종위기 동물로 현재 전세계에 3500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가운데 절반이 인도에 서식한다. 11억 인구 중에서 다수가 극빈층에 속하는 인도에서는 경제개발과 빈곤퇴치가 우선 과제로 꼽히는 한편 호랑이 1500마리를 보호하는 일도 국가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는 문제다.

하지만 멸종위기의 호랑이가 더욱 위험에 처한 상황이 됐다. 인도 정부가 국립공원을 개방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함에 따라 ‘경제성장에 눈멀어 멸종위기 동물을 외면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인도 경제지 라이브민트가 최근 보도했다.

얼마전 의회에서 통과된 ‘삼림권리인정법안’은 수십 년 전 호랑이 보호 목적으로 거주지인 숲에서 강제 이주를 당한 사람들에게 땅을 되찾아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지난 30년간 보호구역을 조성하면서 숲에 사는 주민들을 숲 밖으로 나오도록 했다. 이들 20만여명은 현재 숲 인근 마을에 살고 있다.

법안 지지자들은 이들의 인권을 존중해줘야 한다면서 숲으로 돌아갈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보호 운동가와 생태학자들은 법안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스트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비정부기구 프라크라틱소사이어티의 거버단 싱 라토르는 “삼림 거주민들은 자연과 동화돼 사는 낭만적인 모습으로 묘사되곤 한다”며 “과거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의 경우 이들이 숲으로 돌아간다면 숲도 사라지고 그곳에 서식하는 호랑이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 인구가 급증하면서 점점 많은 삼림지가 농장으로 변하고 있다. 1925년에는 4만마리에 달했던 호랑이 개체수는 이제 1500마리로 줄어든 상태다. 이정도면 멸종된 것과 다름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환경보호 운동가인 발믹 타파르는 “경제가 최우선이고 나머지는 다 망해도 된단 말인가”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 소재 란탐보르국립공원은 호랑이를 보러 오는 관광객 덕분에 연간 22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다. 공원 인근에는 고급 숙박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섰으며 관광객들은 호랑이를 비롯한 희귀동물을 구경하러 차에 올라타 면적이 800㎢에 달하는 숲 속을 다닌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도 호랑이를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밀렵행위가 성행하는데다 호랑이 보호구역 인근 마을 주민들이 가축을 보호할 목적으로 마을로 내려온 호랑이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내 호랑이 보호구역 27곳 가운데 적어도 4곳에서는 이미 호랑이가 사라지고 없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호랑이가 완전히 멸종될 위기에 처한 보호구역도 적어도 9곳 더 있다. 

이지연 기자 miffis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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