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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비자금 특검법 누가 웃고 누가 우나

최종수정 2007.11.22 17:33 기사입력 2007.11.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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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가 22일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통해 삼성비자금 특검법안에 전격 합의하면서 정치권과 재계, 시민단체 간 반응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법안이 통과된 탓에 각 당은 저마다 우리가 잘했기 때문이라며 자랑하는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오히려 미진하다고 나섰다.

반면 특검만은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온 재계와 수사대상인 삼성그룹은 허탈한 표정이다.

특검법은 이날 오전 소위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이 "한나라당의 법안과 신당의 법안을 통합시켜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하자"고 의견을 냈고 한나라당이 이를 전격 받아들임으로써 극적으로 타결됐다.

당초 국회 안팎에서는 특검법이 법사위에 상정된 것이  21일이었고 23일 정기국회가 마감될 예정이었다는 점, 검찰에서 삼성의혹 특별수사ㆍ감찰본부를 설치한 점, 청와대가 반대한 점 등을 고려해 본회의 처리가 난망할 것으로 점쳤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법안에 특검 수사대상으로  '대선잔금'과  '당선축하금'을 명시할 것인가였다. 당초 신당은 대선잔금은 무소속 이회창 후보, 당선축하금은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성격이 농후하다고 보고 반대를 고수했다. 

하지만 신당은  불법 경영권 승계의혹은 물론 고위권력층이 아닌 언론계, 학계에 대한 로비의혹까지 수사대상에 포함시켰지만 한나라당 주장대로 불법 비자금 조성 및 용처에 국한한 법안 내용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타결에 이르렀다.

양측이 법안 용어로 씨름을 하던 차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측이 '당선축하금 등'도 집어넣고, 경영권 승계의혹도 집어넣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신당, 한나라당 의원들이 비공개로 회의를 한 뒤에 타결됐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제출한 안이 그대로 거의 반영됐다" "우리가 제출한 법안이 저쪽 것(신당)보다는 합리적이라 우리 안이 거의 다 수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이왕 특검을 하게 됐기 때문에 의혹이 되는 모든 사안에 대해 특검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정경유착 비리가 정리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대선기간 특검의 정치적 이용을 경계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KIST 방문현장에서 "삼성 특검을 계기로 비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삼성도 기업의 규모 뿐 아니라 기업 운영에 있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검법 도입을 처음으로 제안한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 재벌에 의해 자행된 수많은 비리와 정경유착의 행각을 철저히 수사, 경제정의 실현과 경제민주화의 역사적인 일대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민주당 유종필 선대위 대변인은 "삼성 비자금의 실체를 철저히 수사해서 삼성의 불법경영권 승계의혹과 불법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 등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삼성비자금 특검법 통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통과됐으면 성실하게 법을 만들고 제대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의 이혜연 대변인은  "성역 없이 조속한 시일 내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정략적.정치적 목적이 개입은 안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환영 일색과 달리 당사자인 삼성그룹은 정치권이 특검법 처리에 합의한 뒤 공식 논평을 통해 "경영환경이 어려운 때에 특검을 한다고 하니 정말 안타깝다. 내년 경영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삼성은 그러나 진실 규명 차원에서 특검이든 검찰수사든 성실히 받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특검이 시작돼 장기간의 수사가 이뤄지고 특검의 수사 범위와 규모 등 외연이 확대되면 될수록 경영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특검 내용이 대선잔금에서 경영권 승계에 이르는 포괄적인 범위를 다루고 있어 수상 대상이 최고 경영진은 물론 전 계열사와 그룹 핵심 임직원을 망라해 경영차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한편, 삼성특검법을 주장해 온 시민사회단체는 오히려 법안 내용이 미진하다는 입장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특검법의 특검 추천권 부여와 수사대상에 여전히 문제가 있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수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논평했다. 

이들은 논평에서 "수사대상에 삼성그룹 지배권 승계를 위한 불법행위가 배제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이재용씨가 보유하던 e삼성 등 인터넷비즈니스기업의 주식을 제일기획 등 계열사들이 2001년에 매입해준 사건을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특별검사의 추천권을 대한변협에게 부여한 것 또한 타당한 조치라 볼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그 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이다"고 주장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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