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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에펠탑 계단의 가격

최종수정 2020.02.12 13:14 기사입력 2007.11.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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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6월5일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의 도자기는 수집상들에게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경매에서 14세기에 만들어진 중국 도자기 한 점이 22억 파운드에 낙찰되었습니다. 그 당시로선 이같은 낙찰금액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은 하나의 사건이나 다름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가격에 중국 도자기를 사들인 사람은 사카모토 고로라는 일본인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중국도자기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재평가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도자기나 그림, 골동품등에서 이같은 사례는 심심찮게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우리나라에는 고미술품을 비롯한 골동품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미술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畵(화)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우리나라에는 국민화가 고 이중섭, 박수근화백의 그림의 위작들이 3000여점이나 시중에 나돌아다니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랑스에 있는 에펠탑의 연결부분 계단이 경매에 붙여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 네델란드인이 프랑스 에펠탑의 계단을 15만 유로(약 2억원)에 매입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에펠탑의 연결부분 계단 한조각의 가격이 2억 원이라면 어떤 생각을 하시겠습니까?

화제의 주인공은 네델란드 농구팀 ‘에펠 타워스’의 회장을 맡고 있는 에릭 쿠버스라는 사람입니다. 파리에서 열린 한 경매행사에서 그는 4.5미터 높이의 에펠탑계단의 최종 낙찰자가 되었습니다. 이 계단은 에펠탑이 세워질 당시 2층과 3층을 연결했던 것입니다. 1983년 에펠탑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며 20개로 분리되었던 것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낡고 녹이 슨 이계단한조각의 최초의 경매가는 2만 유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24년이 지난 지금 이 계단의 가격은 7배나 뛰었습니다. 어마어마한 가격이지요.
금년 초 ACPMP(서울대 공과대학의 건설산업최고전략과정) 총동창회 시무식에서 김도연 학장이 에펠탑이 건설되는 과정을 소재로 한 신년사가 떠올려집니다. 김 학장은 에펠탑을 예로 들면서 힘이 들더다도 올해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에펠탑같은 명품을 만드는 정성과 열정을 가지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에펠탑을 보면서 감탄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에펠탑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논란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칫 간과하기 쉽습니다. 에펠탑의 건설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세기적인 명품이 탄생하기까지에는 이처럼 産苦(산고)를 거쳐야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886년 프랑스 통상산업부는 높이 274미터, 폭 114미터의 철탑이 될 작품을 공모했습니다. ‘세계 불가사의가 될 건설’공모전을 개최한 것입니다.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 파리에서 열릴 만국박람회에서 금세기를 상징해줄 장엄한 기념물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제출된 700개의 설계도 중에 교량기술자인 귀스타브 에펠의 설계도가 당선되었습니다. 에펠탑은 탄생과정은 이렇습니다.

그러나 이를 건설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판과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에펠탑의 정초식이 있은 1887년 1월28일은 유난히도 추웠습니다. 그러나 그 계획이 말이 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논쟁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계획된 철구조물을 괴물같은 것으로 비판했습니다. 노트르담 성당에 대한 수치라며 건축예술에 대한 전례 없는 죄악으로 여겼습니다.

정부관리도 에펠의 계산을 신뢰하지 않았고 당시 권위있는 한 수학교수는 탑이 200미터 높이에 이르는 순간 붕괴될 것이라는 예언을 했습니다.

당시 작가, 조각가, 건축가, 화가등 프랑스의 문화계의 리더들은 “정취의 보존과 지금 위협받고 있는 프랑스문화와 역사를 위하여 무용지물의 괴물-에펠탑의 건설을 반대한다”는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파리시가 한 기술자의 기괴한 장삿속에 놀아나면서 구원의 희망을 저버리고 명예를 저버리고 있다는 항의였습니다.

그러나 에펠탑을 기획한 귀스타브 에펠은 이런 비판에 대해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에펠은 탑이 무너질 경우 개인 돈으로 보상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에야 탑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측된 재난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300명의 인부가 26개월 동안 매달려 300미터의 탑을 지어 올렸습니다.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면 10센티미터 정도 흔들리는 그 탑은 지어진후 현재까지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원래 계획된 수명은 20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과 논쟁은 이 탑이 건설된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특히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반발은 가관이었습니다. 그는 그 괴물(?)에 대해 아무런 감흥도 받을 수 없다며 이에 항의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는 매일 에펠탑의 1층에 있는 비싼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파리에서 그 빌어먹을 것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곳이 그곳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장난이 심한 사람들은 말과 코끼리를 엘리베이터안에 몰아넣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예닮에서 발행한 ‘세상을 바꾼 건축’ 인용)

송년모임이 시작됐습니다. 얼마 후면 또 한해가 시작됩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차분히 들여다보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에 무엇으로 내 인생, 우리 회사가 승부를 낼까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을 당초 목표대로 마무리한다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중도에 포기하면 에펠탑 같은 명품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120년 전 정해년의 에펠탑 건설 과정을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신 성장동력을 찾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우리도 120년 후에는 에펠탑에 필적하는 명품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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