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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대선정국과 대선후보의 '쾌도난마'

최종수정 2007.11.19 23:13 기사입력 2007.11.1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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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클럽이 주최하는 대선후보 초청토론회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이벤트홀에서 열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를 시작으로 20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21일 무소속 이회창 후보로 이어진다. 

방송사들이 대선후보토론회에 빅3만 초대키로 한 것을 두고 다른 대선후보와 그 지지자들, 시민사화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 이 곳에서도 나타났다. 행사시작 11시를 앞두고 일부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잇단 강행군으로 지난주부터 목이 쉰  이명박 후보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감기가 걸려 목소리에 이상이 생겼다"면서 "국민 여러분도 감기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생중계를 위한 강한 조명과 쏟아지는 플래쉬에 눈이 따가운 듯 눈을 비비고 물을 자주 마시기도 했다. 

패널들은 11시 정각에서 시작해 시1시간 가량 생중계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연루설과 도덕성 논란과 자질문제, 경제ㆍ교육ㆍ부동산ㆍ비정규직 해법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특히 김경준씨 귀국 이후에 본격화된 검찰 수사, BBK 주가조작사건에 대한 연루설, 김경준씨와의 관계, 도곡동 땅 매각과 다스와의 연관성 여부, 자녀들의 위장취업과 세금미납건,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제기한 안보관과 대북정책, 삼성비자금 파문에 대한 의견 등에 집중적인 공세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BBK 주가조작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관련이 없다" "BBK 를 창업하거나 실제 소유한 것은 아니다.""김경준과의 이면계약서는 없다" 는 등의 주장을 거듭 밝혔고 검찰소환에 응할 것이라는 질문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가능성 자체를 부정했다. 

부인의 명품핸드백 논란, 자녀위장 취업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불찰이라며 이해를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그동안 기업인 출신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한 자신감,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는 리더십을 내세우며  다른 대선후보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해 왔다. 

실제로 이 후보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나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이 바라는 이 시대정신인) 경제를 살리리겠다는 정신으로 이 자리에 와있다"며 "오늘 우리 사회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실마리는 (그것이 복지든, 일자리든, 양극화든, 국가안보든 )경제가 살아야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듣기에 따라  안보든 비정규직은 교육이든 모든 문제가 경제만 살리면 해결된다는 지상주의로 비춰질 수있어 앞으로는 좀더 세련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김경준씨와의 동업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인터넷뱅킹이라는 낯선 사업에 대한 흥미 ▲국내 언론이 높이 평가했고 실적도 그렇게 나타난점 ▲ 김경준 씨의 부모가 그를 만나 설득하고 부탁한 점 ▲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의 각종 인터뷰와 여러 경로 등을 꼽았다. 

이 후보는 "결과적으로 속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나라고 실수를 안했겠는가. 사소한 면에서 실수한 적은 있다"면서도 "김씨와 사업을 한게 아니라 창립단계에서 파기한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한 것이다"고 항변했다.

비록 김경준씨와의 동업이 경제인에서 정치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판단 미스라고는 하지만 서울시장, 국회의원을 거치며 보여준 경제전문가라는 이미지, 경쟁을 통해 철저히 성과와 실적으로 평가하던 용인술에 흠집이 나는 대목이다. 

자녀의 위장취업 논란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불찰이라며 거듭 사과했지만 "자녀가 실제로 근무했는가" "자녀에게 급여가 지급된 것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재차 "알았든 몰랐든 내 책임"이라고 말해 사과는 하되 사실관계에 대한 답변은 피해갔다. 

이 후보는 삼성비자금 파문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은 몰라도) 대기업은 대부분 투명경영을 하고 외국계 지분이 60-70%이상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비자금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민층 껴안기에 나선 행보와 달리 비정규직 논란에 대한 해법 제시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가 근본적으로 경제가 나쁘기 때문이며 그 다음은 고용의 유연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게 경제가 7% 성장하면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기업들이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경제의 7% 성장과 산업현장의 현안인 비정규직을 직결시키기보다는 세부 사안에 따라 구체적인 해법이나 의견을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대목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정책과 관련, "음대를 가려면 음악관련 과목만, 물리학 전공이라면 수학 관련 과목만 시험을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과목을 절반만 줄여도 사교육비는 훨씬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찬반논란이 여지가 많은 점을 감안한 수위 조절이나 반론를 포함한 내용이 더 나았을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제한된 시간에 논란이 많은 주제를 다루느라 질문하는 패널이나 답변하는 이 후보나 모두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었다. 한 패널이 말하듯 경제나 교육정책만 해도 수 시 간은 토론해야 할 사안이었다. 

그러나 대선후보라면 생중계일수록, 시간이 짧을수록 자신의 핵심주장과 반론을 예상한 부연설명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논란이 많은 사안, 정말 피하고 싶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는 보다 명쾌한 답변이 필요하다. 

예스(yes)면 예스, 노(no)면 노여야 한다. 노코멘트 혹은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는 혼란만 가중시킨다. 

이는 이명박 후보는 물론 앞으로 각종 토론에 나설 대선 후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정동영 후보나 이회창 후보 모두 각자 치명적이거나 위협적일 만한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고 주요 공약과 그간의 행보, 자질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오죽하면 최근의 대선정국을 혼란과 혼돈, 난장판으로 부를 정도인가. 그만큼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말이다.  쾌도난마(快刀亂麻)라는 사자성어는 잘 드는 칼로 헝클어져 뒤엉킨 삼 가닥을 단번에 잘라 버린다라는 뜻이다. 복잡한 사안을 명쾌하게 처리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지지율 10%이상 빅3로 불리며 방송토론에서 선택받은, 그만한 의무를 가진  대선후보들에게 국민들은 쾌도난마의 답변을 원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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