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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삼성.. 호암의 '一流정신' 발전적 계승

최종수정 2007.11.19 11:10 기사입력 2007.11.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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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 20주기/'호암경영' 재조명]
자신감·용기·돌파력 '호암의 카리스마 리더십' 교훈
"철저한 사전 준비가 밑바탕" 기업철학 되새겨 볼때


요즘 삼성은 힘들다. 

고유가에 달러약세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고 있는데다가 믿었던 반도체 경기가 급락해서 그룹의 중추인 삼성전자마저 '한때' 흔들렸다. 전직 그룹 법무팀장의 폭로 공방도 삼성을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삼성측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20주기를 맞아 다시 심기일전하고 있다. 과거 '호암시대'에 발휘했던 자신감과 용기, 돌파력 등을 다시 한번 더 발휘해서 이 난관을 뚫고 나가고 다짐하고 나섰다. 호암의 리더쉽을 배우자는 것이다. 

호는 전 세계에서 제일 좋다는 외이셔츠는 모조리 사들여 입어보고 난 뒤에 이것과 똑같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자며 기업을 이끌고 나갔다. 미국과 일본의 전유물이었던 반도체 사업에도 뛰어들어 오늘날 한국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국가가 되는데 앞장선 사람도 그였다.



'일류가 아니면 죽는다, 일류제품을 만들어라'
 

호암은 무슨 일을 시작하면 완벽하게 마무리 지어야 직성이 풀렸다. 도중하차란 그의 사전에 없는 말이었다. 그는 이런 카리스마로 삼성을 일으켰다. 메모광이었던 그는 새벽 6시 기상과 동시에 전날 메모를 확인하고 오늘 할 일을 다시 적었다. 평생 6시 기상, 메모, 6시 40분 목욕, 8시 출근할 때에는 머리 한 올, 옷 매무시 하나 흐트러짐 없이 시계처럼 정확하게 사는 그의 생활이 삼성의 기업 정신을 만들고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치밀하고 과학적인 사고의 토대 위에 일을 시행해나가는 카리스마형 인물이었다. 호암은 용기와 카리스마, 치밀함과 실천력이라는 한국형 매뉴얼을 가지고 세계시장을 개척해온 경영의 교과서인 셈이다.
 
"사업의 착수에서 우선 국민과 인류에 필요한 것인지 살피고, 그 다음 수익성ㆍ자금ㆍ인력ㆍ기술 등을 따져 자기 능력에 맞는 사업을 전개토록 해야 한다."(1975년 5월 신문사와 인터뷰에서)
 
호암의 사업관이다. 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언제나 치밀한 계산과 함께 꼼꼼히 따져보는 것을 좋아했다. 먼저 밑그림을 그려놓고 그 위에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사업을 개시했다. 그는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사전 준비와 계획이라고 봤다. 당초 계획을 잘못 세워 중도에 자금난으로 허덕인다거나 판로가 막혀 당황하게 된다면 경영자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봤다.
 
실제로 호암은 과거 부동산업에서 실패를 한 것이 본인의 '경영'이 처음부터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패를 통해 자기능력의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는 또 하나의 기업 철학도 이 때 배웠다. 호암은 "대세가 기울어 이미 실패라는 판단이 서면 깨끗이 미련을 버리고 차선의 길을 택해야 한다"고 봤다.
 
호암의 기업철학은 이처럼 자기 능력 이상의 무모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사업을 준비할 때부터 철저한 자금계획과 판매계획 등이 수립되지 않으면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1983년 2월 3일 삼성의 반도체 진출 선언도 예외일 수 없다. 1938년 '삼성상회'를 세운지 45년 만에, 호암은 반도체에 기업의 사활을 걸었다.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었다. 이미 10년 전인 1974년 12월, 그의 삼남인 이건희 삼성그룹회장(당시 중앙일보 이사)은 반도체를 직접 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던 것이다. 이후부터 호암과 이건희 회장은 미국과 일본의 유수한 전문가들을 만나고, 거기에 관한 자료와 수백권의 책을 읽었다.
 
그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정보를 수집케 하고, 비교하고 분석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했다. 하지만 일단 결심이 서자 호암은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결심을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결심이 서면 과감한 것도 그의 스타일이다.
 
호암은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온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제당-모직-화학-가전-반도체 등으로 시대 흐름과 분위기를 읽고 거기에 대처해온 인물이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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