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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회의 ‘강경-온건파’ 충돌…약달러도 이슈

최종수정 2007.11.19 00:36 기사입력 2007.11.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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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의가 17~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개막 직후부터 강경파와 온건파간 의견충돌이 눈길을 끌었다. 또 약달러 문제가 비공식적으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듯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7일 “OPEC은 정치적 기구로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로 개막 연설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반미주의자인 차베스 대통령은 에너지안보를 위협할 주요 요소로 미국을 꼽으면서 미국이 이란이나 베네수엘라를 공격한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992년 OPEC에서 탈퇴했다가 이번 회의에서 재가입한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도 기구의 정치적 역할을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은 그러나 석유의 경제·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석유가 갈등의 원인이 되기보다는 평화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발표된 성명서는 압둘라 국왕의 입장이 반영됐다. 성명서에서 OPEC은 “시장 안정이 필수”라며 석유가 전세계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OPEC은 또 석유.가스 생산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청정 에너지를 개발하는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기대됐던 석유 증산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차베스 대통령과 압둘라 국왕은 그러나 국제유가의 현위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국왕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다고 해도 인플레율을 고려하면 1980년대보다 낮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인플레율을 반영한 지금의 유가는 1970년대 기준으로 33달러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OPEC에 참석한 정상들은 대부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는 이유는 투기세력 때문이지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므로 가격은 OPEC이 조절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최종 성명서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약달러에 대한 우려가 분위기를 지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가치가 올해 주요 통화에 대해 10% 하락하면서 생산자들의 이익률이 떨어졌다. 달러 약세가 계속된다는 OPEC은 가격 하락 목적의 증산에 더 거부감을 일으킬 전망이다.

사우디브리티스뱅크의 존 스파키아나키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OPEC은 현재 가격 딜레마에 처해있다”며 “달러가 신경 쓰이지만 모두들 이 점에 대래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고 분석했다.

알제리 석유장관인 차키브 켈릴은 전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약달러는 경제성장과 소비력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사안인데 모두 이를 논의하고 싶어하면서도 어떤 형식으로 논의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번 성명서에서 명시됐듯 OPEC은 이제 석유를 정치적으로 무기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세계 석유 생산량의 40%를 쥐고 있는 OPEC은 고유가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01년 이래 석유 수입국에서 OPEC 국가로 흘러 들어간 자금 규모는 국제유가가 20달러대에 머물렀을 상황에 비하면 3조달러나 많다. 

이지연 기자 miffis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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