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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대선구도? 李·昌·鄭 적의 적은 동지

최종수정 2007.11.08 17:18 기사입력 2007.11.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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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19일 대선 구도가 점차 코미디와 같은 우스꽝스러운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7일 한나라당 탈당과 무소속 대선출마가 현실화되면서 기존 대선구도는 완전히 헝클어지면서 후보간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이 전 총재의 출마 직전만 하더라도 이번 대선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독주체제였다. 이른바 1강 1중 다약 구도였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경선 이후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을 흡수하면서 50% 초중반의 지지율로 대세론을 구가해왔다. BBK 의혹 등 범여권의 검증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경우 대선 압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화이었다.

반면 범여권의 유력후보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경선 이후 20% 안팎의 지지율에 만족해야 했다. 이 때문에 정 후보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후보 등 군소후보들과의 단일화또는 정책연대를 통한 세결집을 위해 노력해왔다. 아울러 이 후보의 BBK 의혹 검증을 판세 반전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여겨왔다. 이회창 출마라는 돌출 변수만 없었다면 막판 대역전극의 불씨를 살려 이 후보와의 양자구도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전 총재의 출마로 이, 정 후보의 이러한 바람은 사라졌다. 이른바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후보간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적의 적은 동지'라는 격언대로 사안에 따라 협력과 반목을 반복하는 이상한 대선구도가 예상된다.

세 후보 모두 적과 적의 관계로 경쟁과 갈등이라는 큰 틀 속에 놓여있다. 하지만 ▲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은퇴 번복과 대권 3수 비판 ▲ BBK 주가조작의혹 등 이명박 후보 검증 공세 ▲ 참여정부의 국정실패와 정동영 책임론 등은 의도하지 않더라도 후보간 연대가 가능한 사안이다.

우선 이 전 총재의 대권 3수와 관련, 갈등 관계에 놓인 이, 정 후보가 동시에 비난을 퍼붓는 모습이 예상된다.

양 후보는 7일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 이후 정계은퇴 번복과 차떼기 불법대선자금 문제를 거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역사의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97년 대선 당시 이인제 독자출마의 최대 피해자였던 이 전 총재가 보수세력 분열의 딜레마와 제2의 이인제라는 비판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지 주목된다.

또한 BBK 주가조작사건 의혹 등 이명박 검증과 관련, 뜻하지 않게도 이 전 총재와 정 후보가 사실상 연대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전 총재는 7일 출마선언에서 이명박 후보를 향해 '불안한 후보'라고 밝혔다. 이는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밝힌 '시한폭탄 후보'라는 표현과 같은 맥락이다. 20%대 지지율로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 이 전 총재가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10% 이내를 유지한다면 BBK 의혹 등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공략, 보수진영 후보교체론을 확산시킬 수 있다.

정 후보 역시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사건 의혹 등을 빌미로 총공세에 나설 게 뻔하다. 정 후보 측은 이미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 후보의 대세론을 무너뜨리기 위해 융단폭격을 퍼부어왔다. 아울러 이달 중순 김경준씨의 한국송환이 이뤄지고 검찰수사가 본격화할 경우 이 후보에 대한 검증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후보와 이 전 총재가 좌파정권 종식이라는 동일한 목표 아래 정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을 그릴 수 있다.

양 후보는 이 전 총재의 무소속 대선출마 문제로 사실상 원수지간으로 돌아섰지만 참여정부의 국정실패와 정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97년과 2002년 결코 질 수 없었던 대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정권교체를 무엇보다 강조해왔다.

반면 정 후보 측은 이 후보와 이 전 총재의 공세에 맞서 양 후보를 각각 경제부패를 상징하는 졸부후보, 정치부패를 대표하는 차떼기 원조로 비판하면서 대선전을 '부패 vs 반부패'의 구도로 전환,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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