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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비판·흑색선전 '안티문화 버리자'[e-휴먼캠페인]

최종수정 2007.11.08 11:00 기사입력 2007.11.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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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사회운동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자 적극적인 참여 수단의 하나로 '안티 사이트'가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드러난 안티의 대상에는 한계가 없다. 연예인, 정치인, 기업, 사회단체는 물론 문화나 특정 이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안티'가 존재한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정보성이 창출해 낸 새로운 안티문화는 세상을 뒤집어보는 듯한 역발상의 즐거움과 드러내놓고 비판할 수 있는 통쾌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도가 지나치면 안된다.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안티 활동은 이제 특정 개인이나 기업 단체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과 인간적 모독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어 제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대중 매체가 다루지 못하는 정보를 다루며, 비판을 통해 오히려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는 안티문화의 일부 장점 마저 상당부분 희석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  왜 안티인가?

그렇다면 어떠한 모습들이 진정한 '안티'의 목적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이를 위해 '안티'의 의미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안티(Anti-)'의 사전적 의미는 '반대한다' 혹은 '반대의'라는 뜻이다. 안티 운동이란 순우리말로 표현하면 반대운동이나 저항운동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저항운동이라는 표현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안티가 추구하는 목표는 '발상의 전환'을 유도함으로써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비판의식을 갖고 그를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잘못된 문제를 바로잡는다는 데 있다.

건전한 비판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성숙한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해 좀 더 발전적인 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 안티운동의 궁극적 목적이다. 이것이 요즘 사회의 부패나 부정, 모순 등을 좌시할 수 만은 없다는 적극적 시민의식과 맞물리면서 활성화됐다는 얘기다.

안티 문화가 우리 주변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인터넷 보급이 시작되면서 부터다. 현재 한국은 전 국민이 원하면 언제라도 24시간 내내 저렴한 가격으로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막강한 정보화 기반 시설을 토대로 형성된 안티 사이트는 안티문화에 생소해 하던 일반 국민들까지 끌어들였다.

특히, 안티 사이트는 기존 신문, 텔레비전, 책 등과 같은 일방향성 매체에서 탈피해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했고, 이러한 쌍방향성은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약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안티 인터넷이 확산되는 결정적인 계기는 첫 번째로 의견 표출이 쉬운데 있다.

자신의 의견을 게시판에 올리는 데 있어 아무런 제약이나 조건이 없으므로 누구나 쉽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가입과 탈퇴가 쉬워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는 만남과 헤어짐이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에 의해 상당히 번거로웠지만 인터넷 카페 등은 자유의사에 따라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다.

세 번째로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인터넷의 폐해중 하나라고 볼 수있는 익명성의 문제는 안티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자신의 실명을 밝힐 필요가 없어졌으므로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반면 무책임한 비방이나 욕설이 일어나기도 한다.

네 번째로 공동체 형성이 쉬워졌다. 이전과 같이 서로 만나 같은 공간에서 힘들여 집회를 가질 필요없이 인터넷상에서 게시판 하나면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인터넷 상의 사이트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라도 참여가 가능하다.

안티사이트는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왔으며, 우리는 어느 새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를 통해 안티문화를 접하고 있고 실제로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


◆  다양한 분야로 확산, 장점을 살릴 수 있어야

일반 국민들도 손쉽게 안티 인터넷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안티문화가 다양한 형태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티문화의 첫 번째 형태는 기업에 대한 안티 사이트를 들 수 있다. 지난 2000년 '골드뱅크를 탈퇴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시발점으로 확산된 기업의 안티사이트는 기업에 대한 비난이나 제품 불매운동을 목적으로 등장했으며, 점차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앞세우며 모습을 갖춰갔다.

특정 인물에 대한 안티 사이트는 안티 사이트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토로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물 관련 안티사이트는 여러 폐단을 낳기도 한다. 정부가 나서서 법적 처벌을 내리고 있지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사회 안티사이트에 대한 여러 정황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사회 안티사이트는 사회문제에 대한 불편 불만 등을 표출하면서 그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일종의 캠페인성 문화였지만 그 취지와는 달리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촛불시위 집회나 안티 미스코리아 등은 사회 안티사이트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만 하다.

물론 안티문화도 부정적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안티 문화가 만들어낸 가장 큰 긍정적 변화는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이 권리를 행사할 도구로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 외치는 중ㆍ고생들의 목소리는 교육계의 '뉴 파워'로 대두하고 있는 형편이다. 안티문화는 정치나 기업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서비스를 개선하고 질좋은 제품 개발로 이어가자는 뜻도 담고 있다.

안티문화를 통한 사회정화 운동도 눈길을 끈다. 국가정책을 건전하게 비판하거나 유해사이트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겠다는 안티사이트들은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탄생한 가장 발전적 방향의 안티사이트라 할 만 하다.

안티문화는 대화가 부족하고 토론의 장이 형성되지 않은 한국사회에 토론문화를 심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처럼 안티문화의 다양한 순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역기능이 부각돼 오히려 심각한 왜곡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안티문화가 정체되고 비난받는 이유로 지금까지의 안티 사이트가 객관화되고 전문화된 방법이 아니라 개인의 사적인 감정을 앞세웠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개인의 익명성과 무책임에서 비롯된 충동적 비난들이 안티에 대응하는 또 다른 안티를 양산했고, 이같은 개인적이고 산발적인 활동이 기업이나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미미할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안티 사이트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다 보니 오프라인상의 만남은 소홀해지기 마련이었다. 아울러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탐구 대신 수박겉핥기식으로 외적인 현상을 비판하다 보니 진실성이 결여됐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올바른 안티문화 형성을 위해서는 인터넷과 안티 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식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티운동이 객관적이고 개방적인 '비판'이 아니라 감정표출과 '비방'의 흑색 선전장으로 변질되려는 점에 대해 반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안티운동이 치밀한 구성과 정돈된 논리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객관성에 토대를 두지 않은 어떠한 비판도 비방과 비난에 다를 바 없다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채명석 기자 oricm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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