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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테크]투자에는 삼진없다 ··· 좋은 공 올때까지 기다려라

최종수정 2007.11.06 11:01 기사입력 2007.11.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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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야구처럼 정적이면서도 경기 내내 정신적인 긴장감을 주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 

얼마 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끝났다. 정상의 두 팀이 벌이는 명승부는 야구팬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줬다. 

고비 고비 때마다 투수와 타자가 벌이는 신경전은 보는 이까지도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다.

비단 선수 뿐인가? 투수를 언제 어떻게 바꾸고 어떤 타자를 기용해야 할지, 밀어붙여야 할지 아니면 호흡을 가다듬어야 할지, 그때 그때마다 감독의 선택에 따라 승패가 달라진다. 

그런데 야구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뭐니 뭐니 해도 투 아웃에 투 스트라이크 쓰리 볼인 상황, 게다가 만루이면 더욱 금상첨화다. 

말 그대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인데 공 하나에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이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야구단을 인수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한다. 

그의 집 벽에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불리는 테드 윌리엄스의 저서 '타격의 과학' 일러스트레이션이 걸려 있다고 한다.

버핏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테드 윌리엄스가 타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것과 똑같다. 

'좋은 볼을 기다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버핏은 "투자가 야구보다 좋은 이유는 스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심판이 아웃이라고 내보내지도 않는다. 그냥 볼이 배꼽보다 1인치 높은지 낮은지 관찰하면 된다. 당신이 원하는 볼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투자원칙을 빗대어 설명했다.

투자자는 타자이고 시장은 투수라고 할 수 있다. 투수(시장)가 던진 여러 개의 공(가격) 중 어떤 공을 쳐야 할지 타자(투자자)는 고민해야 한다. 

섣불리 방망이를 휘둘렀다가는 삼진이나 공중볼로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서야 한다. 

그러니 좋은 공인가 아닌 가를 선택하는 선구안(選球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야구와 투자 간에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야구에서 공을 지나치게 고르기만 하다가는 삼진으로 끝나기 쉽다. 

하지만 투자는 누구도 타자를 독촉하지 않는다. 변화구 등으로 투수는 타자를 유혹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투자자가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것은 방망이를 섣불리 휘둘렀다가 잘못 쳤을 때 뿐이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로 공이 날아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 앞서서는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가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나면 지나치게 빨리 방망이를 휘두른다. 굳이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아도 되건만 시간에 쫓기듯 긴 생각 없이 스윙을 하는 것이다. 

당장 돈을 쓸 일도 없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처럼 성급하게 행동한다.

투자의 세계는 야구의 세계와 다르다.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더라도 결코 삼진은 없다.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신중하게 기다릴 줄 아는 선구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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