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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미리 작성한 유언장 효력 인정

최종수정 2007.11.06 08:36 기사입력 2007.11.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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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미리 작성된 유언장을 확인했다면 효력이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경기도 일대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던 이모씨가 사망하자 부동산의 3/11은 이씨 아내에게 나머지 8/11 중 각 2/11는 장남과 세 딸에게 상속됐으나 장남은 아버지 유언증서를 근거로 누나와 여동생들에게 상속된 부동산이 자신의 것이라며 소유권 이전 소송을 냈다.

언어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거동이 불편했던 이씨는 사망(2004년 9월)하기 8개월 전 자신의 집에서 변호사와 두명의 지인을 각각 공증인과 증인으로 참석시켜 장남에게 평택에 있는 부동산을 상속한다는 유언공증서를 남겼기 때문이다.
 
당시 이씨는 언어소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거동이 불편해 변호사는 미리 공증할 내용을 작성해 뒀고, 2명의 증인은 이씨에게 재산이 어떤 것인지 물어서 대답을 듣고 유언공증증서의 내용을 읽어준 후 이씨가 이의가 없다고 하자 서명날인 했다.

그러나 누나와 여동생들은 공증증서에 의한 유언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1068조에 따라 유언자가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말로 의사를 전달하는 것)해야 하고, 공증인은 이를 적어서 유언자와 증인에게 낭독해야 하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효라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사망한 이모씨의 장남이 누이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미리 작성된 이씨의 유언장이 효력이 있다는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명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해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뒤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해야 하는데, 여기서 '유언취지의 구수'는 말로써 유언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제한해 해석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공증인이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취지를 작성하고 그 서면에 따라 그에게 질문을 해 진의를 확인한 뒤 필기된 서면을 읽어줬고, 그가 유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할 의사식별 능력이 있고 유언의 내용이나 경위로 봐서 유언 자체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언취지의 구수' 요건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선규 기자 sun@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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