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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인구고령화, 수감자도 늙어간다

최종수정 2007.11.06 11:20 기사입력 2007.11.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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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자들 대부분 재범률높아, 교도소가 새로운 노인복지시설 기능

밝게 내리쬐는 조명 아래, 백발이 성성한 60-70대 노인들이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작업을 하고 있다. 느릿느릿 바늘에 실을 꿰어 슬리퍼를 꿰매는가 하면 골판지에 주름을 잡아 풀칠을 하기도 하고 피곤하다 싶으면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다다미 바닥에 몸을 눕히기도 한다.

언뜻 보면 노인요양원의 한 풍경 같지만 사실은 가슴에 이름표대신 수감자 번호가 새겨진 죄수복을 입은 일본 서부 오노미치 교도소 작업장의 노인 수감자들 풍경이다.

이처럼 일본 감옥에서는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교도소의 수감자도 늙어가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이 보도했다.

수감자의 22%가 노인인 오노미치 교도소는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노인 수감자의 편의를  위해 교도소 시설을 개선했다. 작업내용과 화장실, 식단 등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과를 노인 수감자들에 맞춰가고 있다.

이런 사례는 일본에서 오노미치 교도소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후추 형무소는 제소자 중 17%가 60세 이상 노인이다. 따라서 교도소 예산 중 의료비 비중이 늘었다고 한다.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과 치매와 같이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노인 수감자들을 위해 4명의 간호사를 상주시켜 관리하고 있다.

또 교도소 내 중앙 통로마다 손잡이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 수감자들을 배려하고 단체 생활을 꺼리는 노인 수감자들에게는 독방을 우선적으로 내주고 있다.

71세의 한 수감자는 특이하게도 "교도소 생활이 생각보다 좋다"고 말한다. 이처럼 교도소에 수감된 노인들 대부분이 교도소를 자기 집처럼 편하게 여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과 연락이 끊겨 출소 후에도 갈 곳이 없는 이들은 밥벌이를 구하지 못해 전전하다 결국 교도소행을 자초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일부 노인 수감자들 중에는 사회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노인도 있다고 교도소 관계자는 말한다.

법무부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일본의 많은 노인들은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파괴되면서 가족들과의 관계도 깨져 빈곤과 소외로 재범을 저지르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조사에서는 2000년에는 1만7942건이던 노인범죄가 2006년에는 4만6637건으로 160%나 늘었다. 노인절도범죄 중 23%가 단순절도이고 54%가 생계형 절도라는 점에서 노인들의 생활이 얼마나 궁핍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교도소 관계자는 이러한 생계형 절도로 노인 출소자가 형무소로 되돌아오는 것은 악순환이라고 말하며 교도소가 노인을 위한 일종의 사회복지시설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절도죄로 복역하고 있는 77세의 수감자는 “나는 결코 교도소에서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갈 곳이 없다.

그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이곳으로 되돌아오게 만드는 사회가 어쩌면 그들에게는 또 다른 감옥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초고령사회를 맞은 일본의 씁쓸한 이면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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