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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의 혼맥(상)[제2창업 맞는 SK그룹]

최종수정 2007.11.02 11:01 기사입력 2007.11.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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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돈 곱잖은 시선에도 '당당'
故 최종현 회장 "배우자 선택은 스스로"
최태원 회장 대통령 딸고 소신 연애결혼



   
  지난 1994년 11월21일 고 최종현(맨 뒷줄 왼쪽에서 다섯번째) SK그룹 회장의 65세 생일을 맞아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 내 한 빌라에서 일가 친척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 최 회장 오른쪽 옆이 부인 고 박계희 여사. 맨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집안의 가장 어른인 고 최종건 회장의 부인 노순애 여사다. 맨 뒷줄 왼쪽부터 고광천(고 최종건 회장 첫째 사위),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표문수 SK텔레콤 고문,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고 박계희 여사, 최재원 SKE&S 부회장, 최신원 SKC 회장, 최예정(고 최종건 회장의 4녀)씨, 그 뒤쪽이 이인환(최종분씨 아들)씨, 최종건 전SKC고문, 박장석 SKC 사장, 최종욱 전 SKM 회장.

 1998년 9월 최태원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맏딸 소영씨(아트나비센터 관장)를 아내로 맞이했다. 

당시 '권력과 재벌의 결탁'이라는 정경유착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의 입장은 오히려 당당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이어서 사돈을 맺자고 했던 것이 아니었고, 또 대통령이라고 해서 굳이 사돈을 맺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며 "배우자 선택은 당사자 스스로 하는 것이지 자식들을 정략의 희생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사돈을 맺는 것 자체가 정경유착이 아니며, 권력과 금력을 가진 사돈끼리 부정한 방법으로 무슨 일을 도모할 때 비로소 정경유착이 아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세간의 시선이야 어떻든 두 사람은 연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최 태원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당시 민정당 대표위원이었던 노태우씨 장녀 소영씨를 만났기 때문이다. 

평소 테니스를 좋아하던 최 회장이 소영씨에게 테니스를 가르쳐주면서 사랑의 싹텄다는 것.

 아들의 연애소식은 당연히 모친인 고 박계희 여사에게 전해졌고,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며느릿감을 만났다.

부친도 미국 출장길에서 소영씨를 저녁식사에 초대, 며느릿감으로 낙점하게 된다. 이후 3년이 지난 1988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장남이 대통령의 딸과 결혼했지만 나머지 자녀들은 평범한 샐러리맨과 결혼했다. 

차남인 최재원 SK E&S 부회장은 당시 여의도 고등학교 영여교사였던 채희경씨의 맏딸 채서영 서강대 영문과 교수와 결혼했다. 

또 고명딸인 기원씨는 당시 SK그룹 계열사였던 선경정보시스템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김준일씨 혼인을 맺었는데, 두 사람의 인연은 당시 선경마그테틱의 기획부장으로 일했던 최태원 회장이 만들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일씨와 업무적으로 자주 만났던 최 회장은 여동생을 소개, 결혼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훗날 이혼을 하게 됐고, 현재 기원씨는 행복문화재단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SK는 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이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동생인 고 최종현 회장(당시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경영권이 이어졌고, 현재는 장남인 최태원 회장으로 내려오고 있다. 

 SK그룹 가계의 다른 축은 최종건 창업주의 혼맥이 형성한다. 최 창업주는 슬하에 3남 4녀를 뒀다. 이 가운데 장남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과 차남인 최신원 SKC 부회장, 3남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만이 SK그룹에 몸담고 있다. 

 최윤원 회장은 김이건 전 조달청장의 딸인 채헌씨와 결혼했고 차남인 최신원 회장은 제일원양 백종성 대표의 딸 백해영 여사와 결혼했다. 막내아들 최창원 부회장은 변호사 집안인 최유경씨와 결혼했다.  

 SK그룹에 대한 경영권은 최태원 회장이 갖고 있지만 최종건 창업주 일가의 경영참여 또한 무시못한다.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최측근인 박영호 SK(주)사장을 통해 그룹의 경영상황을 수시로 최신원 회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SK에서 최태원 그룹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SK E&S부회장(대표이사)이 '에너지-통신'의 한 축을 관장하고 있다면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부사장이 화학-건설의 또 다른 한 축으로 그룹을 맡고 있는 형국이다.

 재계는 이들 사촌간의 양대 축을 중심으로 오너일가의 개별 사업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며, 이들의 경영 능력에 따라 SK의 미래 모습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에너지-통신에는 최태원ㆍ재원 형제가 맡고, 화학-건설은 최신원ㆍ창원 형제가 맡아 지분정리는 물론 경영도 따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영에선 최태원 회장이 이끌고 있지만 집안 행사는 모두 종가인 최신원 회장의 주도로 이뤄진다. 

집안 최고 어른의 상징으로서 최종현 회장이 별세할 때까지 살던 워커힐호텔 별장을 최태원 회장이 최신원 회장에게 양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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